에이치엘비·신라젠↑…바이오株 부활 '시동'

입력 2019-10-07 17:40   수정 2019-10-08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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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바이오주가 7일 대거 급등했다. 부진한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았던 에이치엘비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 대형 바이오주가 급반전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주가 반등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른 데다 검증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섣부른 추종 매매는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코스닥 제약지수는 4.64% 급등했다. 신라젠 헬릭스미스가 상한가로 치솟았고 에이치엘비는 26.63% 급등 마감했다. 이 밖에 에이비엘바이오(19.24%) 랩지노믹스(17.80%) 네이처셀(14.94%) 셀리버리(14.04%) 한올바이오파마(12.15%) 유틸렉스(11.47%) 메지온(9.57%) 넥스트사이언스(8.21%) 파미셀(7.73%) 등도 동반 급등했다.

시가총액 조(兆) 단위 대형 바이오주 상승세가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 임상3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평가되면서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급등했다. 이 기간 주가는 4만5000원에서 10만8900원으로 뛰었다. 시총은 4조원을 넘어서며 순위는 10위권에서 2위로 껑충 뛰었다.

신라젠도 만만찮다. 주가는 사흘 동안 상한가 두 차례를 기록하며 8140원에서 1만4200원으로 뛰었다. 신라젠이 지난달 30일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펙사벡의 간 전이성 대장암 임상 1상에서 환자 종양이 소멸됐다”고 발표하며 주가가 급반등하고 있다.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이 회사 지분 5.01%를 장내 매수했다고 지난 4일 장중에 공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블랙록의 신라젠 지분 매수와 관련해선 인덱스펀드 비중 확대에 따른 패시브 투자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에이치엘비와 신라젠의 거래대금은 각각 5872억원, 5170억원으로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 순위 1,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거래대금(3111억원)보다 많았다.

중소형 바이오주에도 긍정적인 소식이 날아들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글로벌 파트너사 이뮤노반트가 임상 비용 약 1800억원을 조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뮤노반트는 이 돈을 한올바이오파마에서 도입한 파이프라인 HL161 개발에 쓸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바이오주가 단발성 뉴스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다. MSCI 신흥시장(EM)지수를 추종하는 블랙록의 상장지수펀드(ETF)가 이 지수에 포함된 신라젠 지분을 기계적으로 매입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달 MSCI가 지수 리밸런싱(조정)을 하는데 이때 신라젠이 빠지면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에이치엘비에 대해서도 지나친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이 유효성 평가 1차 지표는 충족하지 못했지만 2차 지표를 충족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내 한 임상통계학자는 “보조 수단인 2차 지표를 근거로 허가받은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몇몇 바이오주는 단기간에 많이 빠졌다는 이유로 작은 호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앞으로 투자 상황이 개선되는 것은 맞지만 종목별로는 선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병훈/김동현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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