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경심, 남동생 명의로 코링크 차명투자"

입력 2019-10-07 22:05   수정 2019-10-08 03:10

코링크PE가 운용한 펀드 중 하나인 블루코어밸류업 펀드는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요구로 만들어진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 씨가 정 교수로부터 투자 수익 보장 및 상환 독촉 요구를 받은 게 횡령을 저지른 원인 중 하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 교수는 사모펀드 운용사 지분을 남동생 명의로 차명 보유하고,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이후에도 투자 수익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횡령 혐의 곳곳에 정경심 등장

7일 검찰이 공개한 조씨 공소장에 따르면 조씨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께 정 교수로부터 조국 민정수석 임명에 따른 주식 처분 대금을 펀드에 출자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아 블루코어밸류업펀드를 설계했다.

‘조국 펀드’의 실소유주는 정 교수, 실질적 대표는 조씨라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조씨는 정 교수 등 가족 6명 명의로 14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실제 투자한 규모(14억원)와 다른 100억원 규모의 허위 투자 약정을 맺고 금융위원회에 허위 신고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조씨의 횡령 규모는 10건으로, 규모가 72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정 교수와 관련된 횡령도 많았다. 정 교수와 정 교수 남동생 정모씨는 2017년 2월 조국 펀드의 운용사 사무실에서 운용사(코링크PE) 신주 250주를 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정 교수 남매에게 투자에 따른 수익을 보장해 주기 위해 코링크 지분 인수 계약 체결과 동시에 조 장관 처남 정씨를 명의자로 하는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은 뒤, 수수료 명목으로 월 860만3000원을 지급했다. 정씨에게 지난해 9월까지 19회에 걸쳐 총 1억5800만원가량이 지급됐다.

또 조씨는 정 교수 남매가 2018년 8월쯤 투자금 상환을 독촉하자 조국 펀드가 투자한 2차전지업체인 더블유에프엠에서 13억원을 횡령해 투자금을 돌려준 정황도 드러났다. 이 밖에 조씨는 올초 더블유에프엠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대금과 공장 공사대금을 과다 계상해 더블유에프엠으로부터 10억원가량을 횡령했다.

‘정경심’ 단어 들어간 서류 삭제

조씨는 검찰 수사에 대비해 필리핀 출국을 전후로 회사 사무실과 자택에 있는 컴퓨터 및 관련 서류 등 증거를 폐기하거나 숨기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8월 17일과 19일에 강원도와 충북의 리조트에서 조국 펀드의 운용사 대표 이모씨와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 관련 대책 등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정경심’과 정 교수 동생 정모씨 이름이 나오는 서류와 파일 등을 모두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펀드 운용사 사무실 노트북과 저장장치(SSD)를 교체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지난 8월 22일 오전 언론에 사모펀드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조씨는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필리핀에서도 조씨의 증거 인멸 지시는 계속됐다. 조씨는 같은 달 27일 부인 이모씨에게 ‘장인에게 전화해 집에 있는 하드디스크와 서류를 치워줄 것을 부탁해 달라’고 했다. 검찰은 이날 조씨의 공소장을 수사 보안 등을 이유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가 여야 의원들 요구에 뒤늦게 제출했다.

한편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소병석)는 이달 25일 조씨에 대한 첫 재판(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안대규/이인혁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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