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9일 제573돌을 맞은 한글날을 기념해 컴퓨터·모바일에서 사용하는 한글 글꼴을 무료 배포하고 나섰다. 각 기업들은 한글 글꼴을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무상 제공하며 한글에 담긴 가치를 되새기고 있다.
빙그레는 스테디셀러 아이스크림 메로나의 제품 로고 디자인을 소재로 개발한 '빙그레 메로나체'를 선보였다. 빙그레가 비용을 지원하고 세종대왕기념사업회와 한국글꼴개발연구원이 자문을, 윤디자인그룹이 디자인을 맡았다. 메로나체는 빙그레가 4번째로 제작 및 배포한 서체다. 앞서 빙그레는 빙그레체, 빙그레체Ⅱ, 빙그레 따옴체를 내놓은 바 있다.
배달 앱(응용프로그램)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여덟번째 무료 서체 '배달의민족 을지로체'를 나눠주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매년 한글날마다 생활 속에서 접하는 간판 글자들을 자사 감성을 더해 재생산한 서체를 무료 배포하고 있다. 을지로체는 을지로 간판 장인들이 붓으로 쓴 글씨를 재해석했다.
한명수 우아한형제들 크리에이티브 총괄 상무는 "을지로체를 통해 오랜 시간 을지로에서 일했던 이름 모를 간판 글씨 장인들의 이야기와 도시의 풍경까지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도 신규 서체 배포가 줄을 잇고 있다. 네이버는 사용자 글꼴 경험에 클로바의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한 손글씨를 글꼴로 제작한 '나눔손글씨' 109종을 공개했다. 이번 서체 배포는 2008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의 일환이다. 네이버는 사용자와 함께 만든 부리 글꼴 스티커 27종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넥슨은 서체 배포 웹사이트 '레벨업'을 열고 자체 제작한 서체 5종을 무료로 배포했다. '넥슨Lv.1고딕', '넥슨Lv.2고딕' 등 본문용 서체 2종과 '피파풋볼고딕', '메이플서체', '배찌체' 등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디스플레이용 서체 3종이다.
넥슨 측은 "배찌체의 경우 지난 5월 넥슨이 실시한 '배찌 손글씨 공모전'의 최우수 작품을 기반으로 디자인된 서체"라며 "유저의 필체로 해석된 넥슨의 대표 캐릭터 배찌의 손글씨"라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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