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국내 상륙 후 한때 kg당 6000원 이상 치솟았던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300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도축 물량이 늘어난 데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축산유통종합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제주 제외) 도매시장의 돼지고기 평균 경매 가격은 kg당 3308원까지 떨어졌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 발병한 이후 지난달 18일 6201원까지 치솟았지만 지난달 28일 5657원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달 2일부터는 아예 3000원대로 떨어졌다. 이는 발병 이전인 지난달 16일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다만 도매가 폭락에도 소매가는 더디게 반응하고 있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소매가격은 국산 돼지고기 삼겹살 100g당 2156원이었다. 돼지열병 발병 전인 지난달 16일(2013원)은 물론 1년 전보다도 6.1%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경매가 상승 때 사들인 물량과 하락했을 때 구매한 물량이 아직은 혼재돼있어 소매가까지 가격이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돼지고기 소비심리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내 한 대형마트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삼겹살 매출은 돼지열병이 발병한 직후인 지난달 16~20일과 비교해 2.3%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닭고기 매출은 38.1%, 수입 소고기 매출은 75.4% 증가했다.
수입 소고기의 경우 할인행사가 반영된 수치임을 고려하더라도 돼지고기 대체육 구매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대형마트에서도 같은 기간 돼지고기 매출은 1.1% 감소했지만, 닭고기(7.6%)와 수입 소고기(9.3%) 매출은 증가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시 이동 중지가 해제되면서 출하물량이 늘어 돼지고기 공급은 원활한데 소비위축이 나타나다 보니 생산자단체, 농협 등과 같이 소비촉진행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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