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인터넷은행 발 뺀다…키움뱅크 '비상'

입력 2019-10-08 17:00   수정 2019-10-09 02:04

10일 예비인가 신청을 받는 제3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서 KEB하나은행이 발을 빼기로 했다. KEB하나은행이 참여했던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KEB하나은행을 대신할 만큼 자금력 있는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아서다.


SKT도 이탈 가능성 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참여 의사를 접고, 기존 키움뱅크 컨소시엄에서 빠지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EB하나은행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KEB하나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보다는 SK텔레콤과 만든 핀테크 전문기업 핀크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다급해졌다. 예비인가 신청 마지막날인 오는 15일까지 1주일가량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기간에 KEB하나은행의 대안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SK텔레콤도 키움뱅크 컨소시엄에서 이탈할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KEB하나은행과 선보인 핀크를 통해 독자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핀크는 하나금융이 지분의 51%, SK텔레콤이 49%를 출자해 2016년 8월 설립한 생활금융플랫폼 서비스 업체다. 핀크는 올해 말 본격 도입되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해 모든 은행의 금융정보를 연동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한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개인 맞춤형 대출 추천 모델’ 사업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하나금융과의 파트너십 차원에서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이라며 “KEB하나은행이 컨소시엄에서 빠진다면 SK텔레콤은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키움증권 측은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 여부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부사항을 밝힐 입장이 아니다”고 했다.

신한금융 행보에 ‘촉각’

금융업계의 관심은 신한금융으로 쏠리고 있다. 대형 금융회사 가운데 제3 인터넷은행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KT와 함께 케이뱅크에, 국민은행은 카카오와 함께 카카오뱅크에 참여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초 이뤄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접수 때 간편송금 서비스 업체 토스와 손잡았다가 막판에 참여 의사를 접었다. 인터넷전문은행 운영 방향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키움뱅크 컨소시엄 참여와 관련해 이렇다 할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생활과 금융이 결합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포함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만 내놨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재도전하는 것과 관련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SC제일은행이 참여하느냐도 관심이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지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떨어졌다. SC제일은행의 참여가 확정되면 자금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당국은 10일부터 15일까지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는다. 이후 금융감독원과 외부평가위원회 심사를 거친 뒤 12월 금융위가 예비인가 대상을 결정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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