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수학 교과서 검정기준은 교육부가 만든다. 실제 검정은 10차 교육과정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과학창의재단이 하고 있다.
재단은 홈페이지에 “수학 교육과정을 개선한다. 수학 교과서 질 제고를 한다. 수학에 대한 학생 흥미를 높인다”고 명시해 놨다. 10차 교육과정은 인공지능(AI)의 핵심 원리인 선형대수(행렬·벡터)가 빠졌을 뿐 아니라 문제로 온통 도배돼 전문가들이 “미분·적분을 뺀 7차 수학 교육과정과 함께 역대 최악의 과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현실과 괴리가 크다.
안성진 재단 이사장은 “수학 교육과정 총론은 교육부가, 각론은 재단이 맡는다”고 말했다. 이 재단의 수학 교육과정 책임자는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보고서를 교육부에 제출하고 교육부는 그것을 교육과정으로 확정해 발표한다”며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고 어떤 내용을 넣을 것인가를 재단이 정한다”고 했다.
이 설명대로라면 10차 교육과정의 선형대수 누락에 재단이 가장 큰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러나 검정업무 실무 담당자는 “우리는 교육부가 만든 기준대로 단순 검정만 한다”며 책임을 교육부에 돌렸다.
한 대학 수학과 교수는 “엄격한 검정에 못 맞춰 혹시라도 탈락하면 출판사들로선 수억원의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정확히 똑같은’ 교과서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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