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8일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찬반집회에 대해 “정치적 사안에 국민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에 “해방 후 찬탁과 반탁으로 나뉘어 싸우던 그런 극단의 갈등 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며 “대통령의 책임 회피로 온 나라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놓고 직접 민주주의로 포장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여권에서 ‘유체이탈식 화법’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은 문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여야 5당 대표와 문희상 국회의장 간 정례모임인 초월회에 불참하면서 “초월회가 정쟁을 위한 성토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이유를 댔다. 여권 인사인 문 의장은 “결혼식에 신랑만 빠진 것 같다”며 ‘정쟁의 주요 책임자’인 이 대표의 불참에 불만을 나타냈다.
여권의 유체이탈식 화법은 8일에도 이어졌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조국 찬반집회’와 관련해 “지나치게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며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대의 제도의 위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 의견을 수렴해야 할 정당과 국회가 그 역할을 못하고 있어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 같다”며 ‘남 이야기’ 하듯이 발언을 이어갔다. 민주당의 다른 의원도 비슷한 언급을 했다. 고용진 원내부대표는 이날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는 국민을 분열시키는 말을 멈추고, 양 광장에 모인 국민의 목소리를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진보 진영에서도 “집권 여당이 국민 통합 차원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반영해야 한다”(강수택 경상대 교수)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이 계속 ‘유체이탈’을 하다가는 ‘민심이탈’을 피하기 어려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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