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복합위기' 딛고 8兆 육박 영업이익

입력 2019-10-08 17:23   수정 2020-11-0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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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7~9월)에 증권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1년 만에 분기 매출 60조원을 다시 넘어섰다. 올 들어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7조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일본의 경제보복, 검찰 수사 및 재판 등 ‘복합위기’ 속에서도 스마트폰과 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선전한 덕분이다. 반도체 경기 회복 여부가 4분기 이후의 삼성전자 실적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매출 62조원(연결 기준)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역대 두 번째로 많았던 지난해 3분기(65조4600억원)보다 5.3% 줄었지만 전 분기(56조1300억원)보다는 10.5% 늘었다. 이 회사 매출은 네 분기 만에 60조원대로 복귀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7조7000억원으로 올 들어 처음으로 분기 이익 7조원을 넘어섰다.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지난해 3분기(17조5700억원)보다 56.2% 감소했지만 지난 2분기(6조6000억원)에 비해서는 16.7% 증가했다. 증권사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인 7조1085억원보다 8.3% 많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6조2300억원)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갤럭시노트10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나 모바일 부문과 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4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 내년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규모는 5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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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디스플레이 '쌍끌이 반등'…"삼성전자, 4분기 더 기대된다"

삼성전자가 올 3분기(7~9월)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둔 원동력은 휴대폰사업 호조에 있다. 스마트폰이 잘 팔리면서 삼성의 소형 디스플레이(스마트폰용)도 덩달아 잘 나갔다. 주춤하던 삼성 스마트폰사업이 다시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의 호실적을 이끄는 주연급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호실적 견인한 모바일사업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사업이 3분기 삼성전자 실적 반등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등을 담당하는 IM(정보기술·모바일) 부문에서 3분기 2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증권사들은 추정했다. 3조3000억원대인 반도체부문 이익(추정치)과 격차가 줄었다. 지난 2분기 IM부문의 이익은 1조5600억원으로, 반도체사업 이익(3조40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M과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상반기 스마트폰 재고를 대부분 소진한 데다 갤럭시노트10 판매가 증가해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출시한 고급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은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갤럭시노트10의 국내 판매량은 출시 25일 만에 100만 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합쳐 역대 최단기간으로, 이전 제품의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라고 말했다. 기존 최단 기록은 2017년 선보인 갤럭시S8(37일)이었다. 이어 갤럭시S2(40일), 갤럭시S10(47일), 갤럭시노트8(49일), 갤럭시노트9(53일) 순이었다.

갤럭시노트10이 인기를 끈 것은 여성과 밀레니얼 세대 공략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갤럭시노트10의 전통적인 이용자 층은 30~40대 남성이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로는 처음으로 6.3인치와 6.8인치 두 가지 크기 제품을 선보여 손이 작은 여성을 공략했다. 또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주변 빛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보이는 아우라 글로우 모델을 선보이는 등 ‘컬러 마케팅’을 시도했다. 전략은 먹혀들었다. 갤럭시노트10의 여성 이용자 비중은 40%로, 이전 제품보다 약 10%포인트 높아졌다. 20대 비중도 5%포인트 상승한 약 20%를 차지했다.

디스플레이사업도 반등 이끌어

갤럭시폴드는 스크린 결함 논란을 딛고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국내에서 여러 차례 진행한 예약 판매 물량은 10~15분 만에 동났다. 유럽 인도 등 해외에서도 판매하자마자 매진됐다. 물량 공급이 적어 국내뿐만 아니라 홍콩 등 해외에서도 웃돈이 붙어 최고 500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품귀 마케팅’ 전략이 통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물량을 조금씩 푸는 ‘한정판’ 전략으로 소비심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중가폰 ‘갤럭시A’ 시리즈를 재정비한 효과도 컸다. 삼성전자는 올초 갤럭시A 시리즈에 갤럭시J 시리즈를 통합하는 등 구조조정을 했다.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갤럭시M 시리즈도 내놨다.

스마트폰 판매 증가로 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수익성도 좋아진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3분기에 판매량이 급증한 삼성 갤럭시노트10과 A시리즈에 모두 삼성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들어간다. 3분기에 나온 애플 아이폰11에도 삼성 OLED가 가장 많이 쓰인다.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LCD의 매출 기여도가 낮아 영향이 크지 않은 편이다. 증권사들은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을 지난해 3분기보다 4000억원 많은 1조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했다.

신중론도 나온다. 4분기엔 신제품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11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출시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인설/황정수/전설리/홍윤정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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