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09일 17:00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발행에 나선 한국투자금융지주와 LS산전이 대규모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우량한 신용등급을 앞세워 기관투자가들의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기관들이 연말 결산시기를 앞두고 보수적으로 투자전략을 잡고 있어 당분간 우량 회사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가 12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920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800억원을 모집한 3년물에 4200억원, 400억원어치 발행을 계획한 5년물에 5000억원이 들어왔다. SK증권과 현대차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회사의 꾸준한 성장세를 눈여겨본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의향을 보였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지주회사로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4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6조4219억원, 순이익은 4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5%, 29.4%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들의 지속적인 성장에 힘입어 2016년 이후 매년 이익 규모를 늘리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신용등급을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네 번째로 높은 ‘AA-’(안정적)로 매기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신용등급이 같은 LS산전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넉넉한 채권 수요를 확보했다. 같은 날 10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 5600억원의 ‘사자’ 주문이 들어왔다. 500억원씩 모집한 3년물과 5년물에 각각 2800억원, 2600억원이 몰렸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LS산전 역시 장기간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LS산전은 과점 체제인 전력기기 시장에서 매년 2조원대 매출과 1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다. 올 상반기엔 매출 1조993억원, 영업이익 721억원을 냈다. 저·고압기기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주력사업에서 업계 선두권의 시장지위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채권시장에선 기관들이 올해 결산시기를 앞두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우량 회사채의 인기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관들은 연말에 수익률 높은 투자대상에 과감히 베팅하기보다는 그동안 이뤄놓은 투자수익률을 유지하는 투자전략을 택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포스코(2조6200억원), SK에너지(1조4800억원), KT(1조4200억원) 등 대표적인 우량기업들의 회사채엔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수요가 집중됐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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