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보수단체들이 주도해 연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황 대표는 집회 참석에 앞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광화문 집회에 나가면 세종로에 자리한 세종대왕 동상을 바라보고, 세종대왕의 마음도 읽는다”며 “오늘 세종대왕 동상을 보면서 우리 모두 함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갑시다”라고 썼다.
한국당은 이날 집회 신고를 내지 않았고, 별도 무대나 연단도 꾸미지 않았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도 연단에 올라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한국당의 한 당직자는 “의원들과 당원들이 개인 자격으로 집회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집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분노가 문재인 정권을 향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분노를 가볍게 생각하면 망국에 이르게 될 것이다. 국민 목소리를 들으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도 “지난 광화문 집회에 이어 국민들 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분노가 임계점에 달했고, 이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할 시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론을 이렇게 분열시키고 국민 마음을 거스르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광화문 집회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여야는 이날 웅동학원 채용 비리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 장관 동생 조모씨(52)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조씨를) 구속하지 않아도 조사할 수 있는데 검찰이 굳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대해 법원도 동의하지 않은 것 같다”며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이 다분히 보여주기 식 영장 청구를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창수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조씨에게 돈을 전달하고 수고비를 챙긴 두 명은 구속 상태인데, 정작 돈을 받은 조씨의 영장은 기각됐으니 기가 막힌 일”이라며 “‘조국 왕국’의 첫 번째 수혜자는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씨, 두 번째 수혜자는 남동생 조씨”라고 꼬집었다. 이어 “오늘 조씨 영장 기각 결정은 사법부의 수치로 기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