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선 ‘제로레이팅’을 통신사 OTT의 최대 강점으로 꼽는다. 특정 콘텐츠나 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데이터 요금을 콘텐츠 제공업체나 통신사가 대신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동영상 서비스는 제로레이팅의 효과가 상당한 분야로 꼽힌다. FHD 화질로 제작된 영화 한 편의 용량이 4GB에 이르기 때문이다. 매일 한 편씩 영화를 본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 120GB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쓰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아니라면 데이터 요금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5G,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접목한 콘텐츠 확보 측면에서도 통신사 계열 OTT가 유리하다. e스포츠 동영상 서비스 중 하나인 ‘5GX멀티뷰’가 대표적인 사례다. 전체 화면 외에도 선수 10명의 게임 화면을 동시에 생중계해주기 때문에 게임 중계를 보다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VR을 이용한 불꽃축제 생중계도 마찬가지다. 불꽃축제를 촬영한 고용량 데이터를 원활히 전송하려면 초저지연 중계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곳은 대형 통신사뿐이다.
통신사가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한국만이 아니다. 이동통신과 OTT 사업의 시너지가 상당하다는 게 글로벌 통신사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미국 2위 통신사인 AT&T는 2016년 10월 미디어그룹 타임워너를 인수했다. 이미 타임워너 산하 HBO(드라마), 워너브러더스(영화), 터너 브로드캐스팅(방송) 등을 확보한 상태다. AT&T는 자체 OTT 플랫폼인 HBO맥스를 내년 초 선보일 예정이다.
싱가포르 통신사 싱텔도 OTT 사업에 적극적이다. 2015년 소니 픽처스 텔레비전, 워너브러더스와의 합작해 OTT 서비스 훅(Hooq)을 만들었다. 홍콩 통신사 PCCW가 만든 OTT 서비스 ‘뷰(Viu)’ 역시 비슷한 사례다. 지난해 기준으로 4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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