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에 관련 책들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재무설계에 초점을 맞춘 <파이낸셜 프리덤>과 파이어족을 향한 험난한 여정을 생생하게 그려낸 <파이어족이 온다>가 대표적이다.
<파이낸셜 프리덤>의 저자 그랜트 사바티어는 20대에 ‘돈을 버는 능력에는 한계가 없지만 시간의 한계는 명확하다’는 것을 일찌감치 파악했다. 서른 살에 100만달러를 모아 경제적 자유를 얻은 그는 현재 10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블로그 밀레니얼머니를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재정 상태를 정확히 점검하고 생활비를 계산하는 방법부터 저축을 늘리면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투자법을 안내한다. 저자는 “경제적 자유는 돈을 벌든 안 벌든 당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와 융통성을 갖게 해 준다”고 강조한다.
<파이어족이 온다>를 쓴 영상 제작자 스콧 리킨스는 아내와 함께 맞벌이로 연간 14만2000달러(약 1억5620만원)를 벌었다. 평균 소득수준보다 높은 수입이었지만 버는 대로 거의 전부를 썼다. 출근길에 우연히 팟캐스트에서 파이어족에 대해 들은 그가 아내와 함께 그들의 삶을 공유하고 철학을 설득하는 것에서 책은 시작한다. 이후 삶의 근본적인 목적을 찾고 원하는 모습을 선택하는 과정을 찬찬히 따라간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실질적인 조언에 그가 만난 여러 파이어족들 사례도 곁들인다.
파이어족은 운이 좋아야 얻을 수 있는 대박의 기회를 노리는 게 아니다. 두 책을 읽으면 경제적 자유는 일정한 시간을 투자하고 합리적으로 계획해야 얻을 수 있는 결과물임을 알 수 있다. 파이어족의 최종 목표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할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게 얻은 시간에 TV를 보거나 술 마시는 데 돈을 쓰려는 게 아니라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다. 세계 여행을 하고 비영리 단체 활동을 하거나 다른 창의적인 일을 시작할 수도 있다. 삶은 한 번뿐이라는 걸 누구나 알지만 당장을 살기에 급급한 우리의 오늘을 돌아보게 한다.
19세기 미국 작가이자 사상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쓴 <윌든> 속 한 구절이 떠오른다. “밥벌이를 그대의 직업으로 삼지 말고 도락으로 삼으라. 대지를 즐기되 소유하려 들지 마라. 진취성과 신념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지금 있는 곳에 머무르면서 농노처럼 인생을 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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