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기술수출·플랜B…바이오株 '옥석 가리기' 좌우, 레고켐바이오·알테오젠 등 유망

입력 2019-10-13 15:21   수정 2019-10-13 15:22


“10월은 주식투자를 하기에 특별히 위험한 달이다. 다른 위험한 달로는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다.”

‘톰 소여의 모험’으로 유명한 작가 마크 트웨인이 주식투자의 어려움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내용이다. 작년 10월엔 트웨인의 이 유머가 다시 회자될 정도로 투자자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 이후로 시장은 뚜렷하게 반등하기보다 1900~2200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기업 실적 및 미·중 무역협상, 미국 경기 둔화 관련 이슈가 돌아가면서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2015~2018년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과의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하며 빛을 봤다. 주가도 화려하게 불타올랐다. 하지만 시장은 항상 변하고 주도주 역시 3년을 가지 못하는 특성이 반영되면서 지금은 애증의 업종이 돼 버렸다.

2018년 4월 정점에 도달한 바이오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문제,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 한미약품과 얀센의 계약 해지 등으로 투자심리가 나빠졌다. 최근엔 에이치엘비, 신라젠, 헬릭스미스의 임상 관련 부정적 결과 등으로 변동성이 더욱 커졌다. 통계적으로 신약개발 성공 확률은 1만분의 1에 그칠 정도로 낮다. 최근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잇따른 임상 실패는 신약 개발 성공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교훈으로 남겼다.

지난 8월 바이오 투자심리가 최악을 지나던 국면에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바이오협회가 주최한 ‘2019 대한민국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KBIC)’에 다녀왔다. 투자 콘퍼런스 등을 다녀보면 제약·바이오 업종을 바라보는 시각과 트렌드가 최근 확실히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이전에는 임상 성공에 대한 기대가 바이오주 투자의 전부라고 했다면 이제는 회사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그중에서 옥석을 가리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더욱 더 세세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해지면서 투자 진입장벽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좋은 종목을 선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은 더욱 더 커졌다.

그렇다면 앞으로 바이오 종목에 투자할 때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야 할까. 첫 번째는 숫자(실적)다.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숫자가 나오는 것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와 보톡스, 그리고 전통 제약주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기술수출이다. 신약개발 성공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긴 어렵다.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척도가 기술수출이다. 기술수출에 성공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어느 회사에 기술을 수출했는지 살펴야 한다. 글로벌 유명 제약사에 기술을 판 회사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는 ‘플랜B’ 유무다. 신약개발 업체에 투자할 때 단일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이 아니라 복수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업체를 선별하는 것이 안전하다. 올해 하반기 제약·바이오 급락장에서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업체로는 레고켐바이오, 한올바이오파마, 알테오젠 등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다수의 후보물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업체로 레고켐바이오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레고켐바이오는 항체·약물 결합체(ADC) 중심의 신약개발 회사다. ADC는 항체와 약물(톡신)을 연결한 치료제로, 부작용이 작다는 항체의 장점과 효능이 좋다는 약물의 장점만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독자 플랫폼 기술로 혈중에서는 안전하고 암세포 내에서만 독소 방출(링커와 톡신 분리)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일본의 다케다제약, 중국의 포순파마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그외 다수의 제약사와 물질이전 계약을 맺고 기술 이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작년 ‘월드ADC서밋 2018’에서 베스트 ADC 플랫폼 기술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높은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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