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임원 5명 중 1명 '낙하산'…올해도 81명 늘어

입력 2019-10-13 17:12   수정 2019-10-14 01:25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공공기관 임원 5명 중 1명은 ‘낙하산 인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정치권이나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에 대한 ‘보은성 인사’가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가 13일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인사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 정권에서 새로 임명된 공공기관 임원 2799명 중 515명(18.3%)이 낙하산 인사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공공기관 임원 기준(3368명)으로는 15.3%가 현 정부의 낙하산 인사인 것으로 분류됐다.

바른미래당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 인사 현황을 조사했다. 당시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 임원 1651명 중 365명(22.1%)이 낙하산 인사로 확인됐다. 지난 3월 발표한 2차 조사(2018년 12월 기준)에선 1차 조사보다 69명 늘어난 2008명 중 434명(21.6%)이 낙하산 인사로 분류됐다. 이번 3차 조사 결과 낙하산 인사(515명)는 1년 전보다 150명, 9개월 전에 비해서도 81명 늘었다.

바른미래당은 낙하산 인사의 사례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김혜진 세종대 교수는 공무원연금공단, 산업연구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 총 3개 기관에 임원으로 등재됐다. 김 교수는 문재인 대선캠프 일자리위원회 출신으로, 청와대 일자리 수석으로도 거론됐던 인물이다. 2017년 대선에서 울산선거대책위원회 선대본부장이었던 최유경 전 울산시의원은 지난 2월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한국폴리텍 감사로 동시에 임명됐다. 박창수 전 목포시의원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 상임이사로 등재됐다.

이 같은 낙하산 인사가 또 다른 낙하산을 양산하고 있다고 바른미래당은 지적했다.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홍보고문이었던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는 지난해 6월 취임 후 대학 동문인 이기연 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정책위 의장은 “이 이사의 이력을 보면 생활한복 판매가 주 경력으로, 홈쇼핑 운영과는 무관한 인사”라고 지적했다. 김진석 공영홈쇼핑 상임감사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법인카드 무단 사용 등 경비를 유용했다는 의혹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채용실태 정기 전수조사’에서 채용비리가 드러난 공공기관 60곳 중 65.0%인 39곳에서 낙하산 인사가 있었다고 밝혔다. 채 의장은 “공공기관 채용비리 문제가 낙하산 인사와도 연관이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국회 상임위원회별로는 정무위원회 소관 공공기관에서 낙하산 인사 비율이 특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무위 소관 40개 공공기관에서 현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임원 161명 중 78명(48.4%)이 낙하산으로 분류됐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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