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현대에너지솔루션의 강철호 대표(사진)는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며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수상 태양광 최강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2004년 현대중공업의 사업부로 출범해 2016년 분사 독립한 현대에너지솔루션은 태양광 셀과 모듈, 인버터와 대규모저장장치(ESS) 생산 및 사후관리까지 아우르는 태양광 통합 솔루션 기업이다.
외교관 출신으로 2017년 현대에너지솔루션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강 대표는 태양광산업의 본격적인 호황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 발전과 발전단가 하락으로 태양광 발전이 경제성을 갖추는 시점인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미국과 중동에서는 태양광 발전 비용이 석탄 등 화석원료 발전보다 싸졌다”며 “가격 경쟁력이 생기면서 전 세계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분사 직후인 2017년엔 영업손실 228억원을 냈지만, 지난해에 영업이익 139억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강 대표는 태양광 모듈 가격이 35%가량 하락하며 전 세계 태양광 기업이 고전했던 지난해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실적 및 체질개선 성과까지 냈다고 자부했다. 그는 “외부생산을 통한 유연한 대응, 연구개발(R&D) 투자로 확보한 기술력이 흑자전환 비결”이라며 “지난해 모듈 가격 정찰제 시행 등으로 국내 고객들의 신뢰를 얻은 결과 1년 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을 20%포인트 높여 30%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기존 제품보다 효율이 뛰어난 ‘양면형 태양광 모듈(P-type)’을 국내 최초로 양산할 계획이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내해, 호수, 저수지와 댐 등을 활용한 수상 태양광이다. 세계 최대 수상 태양광 프로젝트인 새만금 발전소 착공이 임박하면서, 현대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선도할 기회가 열렸다는 기대가 일고 있다. 강 대표는 “수상 구조물과 관련한 최고의 노하우를 갖춘 현대중공업과 협력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며 “수상 태양광은 국토 면적이 좁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태양광 자동차(솔라카)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며 “태양광업계의 IBM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솔루션 강자로 진화한 IBM처럼 모듈 제조·판매사를 넘어 태양광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그는 “공모자금을 고가 제품의 생산시설 확충, R&D 역량 증대에 쓰겠다”며 “배당 확대를 포함한 주주친화책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상장을 통해 960억~1120억원(희망 공모가 범위 2만4000~2만8000원·신주 발행 400만 주 기준)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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