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웅진코웨이가 풍부한 자본력을 갖춘 넷마블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종 사업 간의 이례적인 결합에 향후 시너지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이날 웅진씽크빅 이사회를 열어 웅진코웨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넷마블을 선정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의 인수가격을 1조8300억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 3월 웅진그룹이 코웨이(지분 22.17%)를 되사들인 금액(1조683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넷마블이 보유한 현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인수합병(M&A)이란 점에서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웅진코웨이가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새 주인을 만나 기존 사업의 흔들림 없이 장기적인 성장 방향성을 수립할 것이란 관측이다. 넷마블은 지난 상반기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1조1400억원을 포함해 전체 2조6700억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보유 순현금이 2조원 가까이에 달해 풍부한 자본력을 갖췄다"며 "그동안의 후보들 가운데 최고의 조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수 후 통합(PMI·post merger integration)을 진행할 경우 인력과 사업 부문에서 공격적인 구조조정 우려가 낮아 웅진코웨이 인력 구조의 안정성이 확보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이 보유현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 게임산업이 흥행을 기반에 둔 사업이란 점에서 웅진코웨이와 같은 렌털 사업의 경우 안정적인 캐시플로(현금흐름)를 확보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인수가 성사된다면 게임과 렌털이란 이종 사업 간의 이례적인 결합이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가 국내 렌털시장에서 35%의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는 플랫폼인 만큼 시너지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넷마블 측은 "구독경제는 최근 글로벌에서 고속 성장 중"이라며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IT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발전시켜 글로벌에서의 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를 인수한 뒤 추가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기업 간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 간 단기적 시너지는 제한적"이라며 "양사의 시너지 창출보다는 사업다각화와 실적 안정화 목적이 크다"고 진단했다.
안재민 연구원은 "게임과 렌털 사업의 시너지가 쉽게 예상이 되지 않는다"며 "게임이 가구보다는 개인 중심일 뿐만 아니라 주력고객의 경우 20~40대 남성층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당장 스마트홈의 주력 가구층과 달라 스마트홈 관련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웅진그룹은 지난 3월 국내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로부터 웅진코웨이 지분 22.17%를 1조6832억원에 되사들였다. 장내 매수한 지분 2.91%까지 총 25.08%를 확보했으나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인수 3개월 만에 다시 웅진코웨이를 시장에 내놨다. 이달 10일 본입찰에는 넷마블과 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했고, 우선협상자로 깜짝 등장한 넷마블이 선정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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