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초등생 뺑소니 카자흐스탄인 "죄책감에 자수…용서 바란다"

입력 2019-10-14 16:18   수정 2019-10-14 16:19


8세 초등학생을 차로 치고 본국으로 달아난 '뺑소니 사고' 용의자가 사건 발생 27일 만에 경남 창원으로 압송됐다.

지난달 1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신호등이 없는 도로를 건너던 초등학생 B군을 승용차로 치고 도주한 카자흐스탄 국적의 불법체류자 A(20)씨가 14일 오후 3시 20분께 진해경찰서에 도착했다.

A씨는 카자흐스탄 인터폴을 통해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오고 현지에서 비난 여론이 일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도피를 도운 친누나가 불법체류 등 혐의로 강제 출국 전 출입국당국에서 보호조치 중이란 사실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A씨는 이날 오전 7시 5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자진 입국했다.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트레이닝복, 운동화 차림으로 진해경찰서에 도착한 뒤 곧장 2층 진술 녹화실로 향했다.

그는 다친 아이와 부모에게 할 말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이와 부모님께 죄송합니다. 스스로 죄책감을 느껴 자수하러 왔습니다"며 "잘못했습니다. 용서해달라"고 러시아어로 답했다. 현재 심경을 묻는 말에는 "좋지 않다"고 짧게 말했다.

A씨는 불법체류 신분에 운전면허도 없이 대포차량으로 사고를 냈다. 대포차량 신원 확인이 늦어지면서 사고 이튿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출국했고, 우즈베키스탄을 거쳐 카자흐스탄으로 달아났다. 현재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를 받는다.

사고를 당한 B군은 뇌출혈로 쓰러졌고 B군 아버지는 뺑소니범을 잡아달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리기도 했다. B군 아버지는 "아들의 건강이 기적적으로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 수배서를 발부받고 카자흐스탄 인터폴을 통해 그의 소재를 파악했다. 카자흐스탄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는 한편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 등을 통해 자진 입국도 설득해왔다.

법무부는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카자흐스탄 정부에 긴급인도 구속을 청구했으며, 주카자흐스탄 한국대사관 역시 현지 외교당국을 수차례 방문해 송환을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A씨는 지난 8일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에 연락해 피해자 상태를 묻고 자신의 형량 등을 문의했다. 이후 11일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사고·도주 경위 등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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