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질의에 앞서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형사소송법의 구속 사유는 판단하지 않고 엉뚱한 얘기만 했다”며 명 부장판사 등 영장전담 판사들을 불러 영장 발부 기준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제원 한국당 의원도 “2014년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 재판 1만7500여 건 중 2건만 영장심사를 포기했음에도 기각됐다”며 “조씨가 0.0114% 안에 들었어야 할 이유가 뭔지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명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포기한 조모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당시 명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배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피의자 건강 상태, 범죄 전력 등을 참작해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판결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영장에 대한 심사도 재판인데, 국감을 빌미로 압력을 가하고 판결에 개입하려는 시도가 이뤄져 참담하다”며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영장심판 하나하나에 국회가 압박하는 것은 결단코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이 영장 기각 사유를 읽지 않은 것 같다”며 “조씨는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어 원칙적으로 영장 기각 사유가 되고, 사안의 중대성에도 발부하지 않은 것은 검찰의 별건 수사 관행에 쐐기를 박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민중기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은 “영장 기각이 합당하느냐”는 법사위 의원들의 질문에 “담당 판사가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면서도 “영장 재청구가 예정돼 있어 의견을 말씀드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곤혹스러워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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