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에 '산유국' 브라질·러시아는 웃고…'수입국' 인도는 울고

입력 2019-10-15 16:00   수정 2019-10-1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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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흥국 펀드 수익률이 개선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가별로 희비가 엇갈리면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해지는 가운데 산유국인 브라질과 러시아 증시가 상승세를 타는 반면 세계 3위 원유 수입국인 인도는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환율 움직임에 영향을 크게 받는 일본 주식시장보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평가도 있다.

유가 상승에 들썩이는 신흥국 증시

지난 1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2.14% 오른 54.70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 폭격 이후 60달러를 뚫었던 것에 비해 다소 떨어졌지만 50달러 중반에서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흥국 중 천연자원 의존도가 높은 브라질과 러시아가 유가 상승세로 반사이익을 볼 대표 국가로 꼽힌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브라질의 원유 생산량이 2035년까지 7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 증시도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다. 러시아 증시 시가총액에서 에너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이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11일까지 브라질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11.02%, 러시아 주식형펀드는 22.24%로 집계됐다.

인도 펀드의 전망은 어두워졌다. 인도 주식형펀드는 최근 석 달 새 4.16% 손실을 봤다. 올해 2분기 인도 경제성장률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유가 상승이 더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도의 전체 수입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며 “인도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이번 사태로 증시 반등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스권에 갇힌 일본…리츠 매력↑

지난 9월 반짝 상승세를 보이던 일본 증시는 다시 박스권으로 진입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일본 펀드 42개의 1개월 수익률은 평균 2.64%로 집계됐다. 신정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를 시도했지만 통화정책은 한계에 부딪혔다”며 “2020년 올림픽 투자도 일단락되면서 경기 개선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증시보다는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 일본 리츠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일본 리츠펀드 5개에는 올 들어 2381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같은 기간 글로벌리츠재간접(787억원), 아태리츠재간접(257억원) 등 다른 지역 펀드와 비교해 훨씬 많은 돈이 투자됐다. 대부분의 주식, 채권형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간 최근 한 달 동안에도 223억원의 신규 자금이 몰렸다.

이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20.87%에 달한다. 대부분의 펀드가 손해를 본 최근 한 달간에도 3.82%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글로벌리츠재간접(1.11%), 아태리츠재간접(0.96%) 등과 비교해도 높은 성과를 냈다. ‘삼성J-REITs’가 최근 한 달간 4.92% 올랐고 ‘한화JapanREITs’(4.03%), ‘대신Japan하임’(2.92%) 등도 좋은 성적을 냈다.

일본 리츠펀드는 도쿄 증시에 상장된 리츠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호주 미국 싱가포르 등에 상장된 리츠가 주로 상업시설을 많이 담는 것과 달리 일본 리츠는 40% 이상을 사무용 빌딩에 투자한다.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리츠 성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도쿄 도심의 대형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1.7%에 불과하다. 이사 등으로 발생하는 자연 공실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100% 입주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대료도 상승세다. 8월 말 기준 도쿄 도심 오피스 평균 임대료는 3.3㎡당 2만1784엔으로 68개월 연속 올랐다.

박용식 삼성자산운용 글로벌 주식운용팀 매니저는 “일본 리츠가 주로 담고 있는 도쿄역 배후 지역의 프라임급 오피스 임대료는 3.3㎡당 4만~6만엔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적 금리 인하 기조도 리츠엔 긍정적이다. 차입 비용이 줄어들어 그만큼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배당 매력과 상승 여력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매니저는 “올 들어 리츠 주가가 20% 이상 상승했음에도 배당수익률(주당배당금/주식가격)은 3.6%로 유지되고 있다”며 “그만큼 임대료가 올라 배당이 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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