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 대책 회의에서 “더 강력하고 확실한 검찰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하늘이 두 쪽 나도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조 전 장관은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검찰 개혁의 이정표를 만들었고, 혼신과 열정을 다 쏟은 그의 역할은 ‘불쏘시개’ 그 이상이었다”고 했다. 조 전 장관 사퇴를 ‘사법 개혁’ 법안 처리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공수처 설치는 문재인 정권의 집권 연장 시나리오’라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전날 발언을 거론하며 “지나친 극단적 오만이자 명백한 ‘검찰 개악’ 가이드라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 개혁의 핵심 조치는 공수처 설치로, 국민 절대다수가 이에 찬성하고 지지하고 있다”며 “공수처를 뺀 검찰 개혁은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공수처 설치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국정감사 점검 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의 ‘장기 집권 사령부’인 공수처 신설은 절대 불가하다”며 “‘독재의 열차’를 멈춰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스스로 개혁의 불쏘시개라고 참칭하며 아름다운 퇴장을 연출하려 애썼지만, 실상은 정권 몰락과 국민 심판이 두려워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다만 또 다른 검찰 개혁 법안인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처리에 대해선 여당과의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바른미래당도 ‘공수처 설치 저지’ 공조에 나섰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국감 대책 회의에서 “기존 여야 합의를 깨고 검찰 개혁 법안부터 처리하자는 민주당 제안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권한을 공수처에 부여하고 대통령이 수사관까지 모조리 임명하는 여당 법안(백혜련 의원 발의)은 1980년대 청와대 직속 공안 검찰을 부활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교섭단체 3당은 16일부터 검찰 개혁 법안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전날 여야 합의에 따라 각 당 원내대표와 원내대표가 지명한 한 명이 참여하는 ‘2+2+2 회의’를 연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려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같은 난투극이 또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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