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0%로 낮췄다.
IMF는 15일 발표한 ‘2019년 10월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미·중 무역갈등의 부정적 영향이 커지는 점을 반영해 한국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전망 때 한국 성장률은 2.6%였다. IMF가 새로 제시한 성장률(2.0%)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지난달 각각 내놓은 전망치(2.1%)보다도 낮다. 한국은행(2.2%)과 기획재정부(2.4~2.5%) 등 한국 정부 예상치와 비교하면 더 차이 난다. 민간의 전망은 이보다 비관적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9개 투자은행(IB)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평균 1.9%에 그쳤다.IMF는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3.3%(4월)에서 3.0%로 낮춰 잡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1%) 후 최저치다. 경기 둔화가 세계적 현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한국의 성장률 하락 속도는 세계보다도 빠르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2017년 3.2%, 2018년 2.7%였다. IMF 전망대로면 성장률이 2년 새 1.2%포인트 떨어지는 셈이다. 반면 세계 성장률은 2017년 3.8%에서 올해 3.0%로 0.8%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한국과 세계 성장률 격차는 2017년 0.6%포인트에서 올해 1.0%포인트까지 벌어진다.
IMF는 내년 한국 성장률은 2.2%로 내다봤다. 올해보다는 살아나지만 증가폭이 0.2%포인트에 그친다.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3.4%로 제시됐다. 이 예상이 맞는다면 세계 성장률과의 차이는 1.2%포인트로 더 커진다. 한국 성장률 둔화는 글로벌 경기 위축 외에 노동·공정거래 등 분야 규제 강화와 산업경쟁력 약화 등 내부 요인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해외 국가 성장률 전망을 보면 아시아 신흥국의 전망치 하락폭이 유난히 컸다. 홍콩 성장률 전망치는 0.3%로 4월 전망(2.7%) 때보다 2.4%포인트나 내려갔다. 싱가포르(2.3%→0.5%), 인도(7.3%→6.1%) 등도 크게 조정됐다. 이들은 우리나라처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큰 점이 발목을 잡았다. 중국도 성장률 전망치가 6.3%에서 6.1%로 낮아졌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