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대체 의약품 선점 경쟁

입력 2019-10-16 15:59   수정 2019-10-16 16:00

라니티딘 사태로 국내 제약업계에 위장약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GSK의 ‘잔탁’을 비롯한 라니티딘 성분의 위산분비억제제에서 발암 추정 물질이 검출돼 잠정 판매중지 결정이 내려지면서다. 제약사들은 라니티딘을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라니티딘은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H2 수용체 길항제다. 국내에서 H2 수용체 길항제의 시장 규모는 연간 2700억원에 달한다. 라니티딘을 대체할 수 있는 H2 수용체 길항제 계열 약물로는 니자티딘, 시메티딘, 라푸티딘, 파모티딘, 록사티딘 등이 있다. 최근 H2 수용체 길항제 중 파모티딘, 시메티딘의 일부 품목은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성분 중 하나가 라푸티딘이다.

라푸티딘의 대표 제품으로 보령제약의 ‘스토가’(사진)가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라푸티딘 오리지널 제품인 스토가는 지난해 115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라푸티딘은 위산 분비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위점막을 보호한다. 위궤양과 위염의 재발률을 현저히 낮춘다는 평가다.

스토가는 H2 수용체 길항제 중 최초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적응증을 획득했다. 2013년 추가된 역류성 식도염 적응증은 서울대병원 등 국내 20개 의료기관에서 총 494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한 결과 역류성 식도염 완치율이 70.1%로 나타났다.

2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흉부 작열감, 위산 역류, 가슴 쓰림 등의 증상 개선이 프로톤 펌프 억제(PPI) 제제와 동등하게 나타났다.

H2 수용체 길항제 대신 다른 기전의 약물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에스오메프라졸스트론튬사수화물 성분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에소메졸’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J헬스케어가 개발한 P-CAB 제제인 ‘케이캡’도 라니티딘 사태 이후 처방이 급증했다. 케이캡은 발매 후 6개월 만에 처방액이 100억원을 돌파했다.

후속 약물 개발에 나선 회사도 있다. 제일약품은 P-CAB 기전의 약물인 ‘JP-1366’을 개발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미란성 및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을 대상으로 P-CAB 제제인 ‘DWP14012’의 임상 3상 시험을 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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