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징크스 깨기 나선 박인비 "다섯 명 중에 골라야 하나요…모두가 우승 후보"

입력 2019-10-16 16:34   수정 2019-10-16 16:38


“다섯 명 중에 한 명 골라야 하나요?(웃음)”

다섯 명의 ‘별’들이 16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CC(파72)에 떴다. 박인비(31), 전인지(25), 최혜진(20), 이다연(22), 조아연(19)이다. 17일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B금융그룹스타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우승상금 2억원)에 출전하는 주요 선수들. 국내 투어 통산 우승 합계가 24승에 달하는 별 중의 별들이다.

이들은 연습라운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구동성으로 박인비를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다. 최혜진은 “이번 대회에서 박인비 언니가 준우승을 네 번이나 했다고 들었다. 인연이 깊은 대회이고, 이번에야 말로 우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다연과 조아연은 “메이저 대회인만큼 경륜과 경험이 많은 선수가 우승하지 않을까 싶다.박인비 언니가 이 조건에 가장 가깝다”고도 했다. 박인비는 실제 이 대회에 지금까지 여섯 번 출전해 네 번 준우승했다. 1년만에 국내 투어에 출전하는 전인지는 “오늘 나온 다섯 명은 모두 별들의 전쟁이란 말이 어울리는 선수들이다. 모두 반짝반짝 빛나는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며 다섯 명 모두를 우승후보로 치켜세웠다.

박인비는 몸을 낮췄다. 그는 “누구를 뽑기 힘들다.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최혜진 선수 등 모두들 메이저 대회준비를 많이 했고, 나도 그렇다. 선의의 경쟁을 해서 마지막날 이 중 한 명이 트로피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준우승 징크스는 깨고 싶다는 뜻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박인비는 “올해는 (우승)기회를 살릴 수 있으며 좋겠다”고 했다. 이날 연습라운드를 거른 그는 “국내에 들어올 때마다 이곳에서 연습라운드를 소화하려고 노력했고, 홀과 코스가 눈에 있다”고 말해 코스분석을 모두 끝냈음을 드러냈다. 박인비는 지난해 5월 두산매치플레이에서 국내 투어 첫 승 가뭄을 해소했다.

그는 “지금까지 보면 스타트가 늘 좀 늦었던 것 같다. 중간중간 국내 들어올 때마다 연습라운드를 돌려고 했다. 코스는 눈에 익어 있다. 하지만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코스다. 전발 홀들을 잘 풀어야 전체적으로 흐름이 좋아질 것 같다”고 대회에 임하는 각오와 전략을 밝혔다.


전인지는 모처럼 대회에 출전한 데 대해 “설레고 기대된다”고 운을 뗐다. 그는 2015년 이 대회에서 통산 9승째를 올린 인연이 있다. 국내 투어 마지막 우승. 그는 “그 때 팬들이 날려주신 노란 종이비행기를 잊을 수 없다. 가장 좋아했던 기념 선물이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기대한 것에는 못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는데 대해서는 “예전에는 꿈만 가지고 앞만 보고 갔다면,지금은 매운맛 쓴맛 다 보고 있는 것 같다. 경험이 쌓이는 것이고, 기술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이걸 성적으로 연결시키고 싶다. 내년엔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통산 3승의 이다연은 “매년 이 대회에서 마지막날 아쉬운 성적을 냈던 것 같다”며“이번 대회만큼은 생각대로,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달 초 열린 하나금융챔피언십에서 장하나(26)에게 역전패 당한 데 대해서는 “어떤 실수가 있었는지 곰곰히 따져봤다. 결국 내 플레이를 못했다는 거였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다른 선수들이 하는 것과 별개로 내가 멘탈을 잡고 흔들리지 않으려 한다. 내 경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즌 5승과 통산 9승에 도전하는 최혜진은 “하반기에 너무 승수를 많이 내다보니까, 하반기 좀 성적이 안좋았다” 며 “샷이 흔들리는게 좀 있었는데 최근엔 좋아졌다. 우승보다도 언더파를 내는 꾸준한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어 “컨디션이 좋은만큼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 마무리를 잘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루키 돌풍의 주역인 조아연은 신인상을 확정할 호기다. 그는 신인상 2위 임희정(19)에 514점 차로 앞서 있어 9부 능선을 넘은 상태다. 하지만 아직 3개 대회가 남아있어 안심할 수 없다.

그는 “메이저 대회다보니 많은 포인트가 걸려있다. 변화도 많을 것이다. 기회다. 하지만 신인상 포인트는 평소 그 때 그 때 보지는 않는다. 주변에서 불안하겠다고 말씀들을 많이 해주시지만, 워낙 다른 신인들도 뛰어나 처음부터 긴장하면서 매 경기 치렀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로 확정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욕심 내지는 않겠다”며 자신의 경기에 집중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대회 우승 스코어에 대해 선수들은 모두 두 자릿수 언더파를 예상했다. 박인비는 “지난해 우승 스코어가 15언더파였는데, 놀랍더라. 실력들이 좋아졌다는 생각이다. 올해는 10언더파 안팎일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이다연은 10~12언더파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조아연은 “가까스로 두 자릿수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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