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16일 16:03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10월16일(16:0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MG손해보험에 직접 출자자(LP)로 참여한다. 우리금융지주가 손해보험 계열사를 확보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16일 금융감독당국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애큐온금융그룹(옛 두산캐피탈·KT캐피탈·HK저축은행)은 MG손보를 인수하는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에 주요 LP로 참여한다. 1000억원 규모인 JC파트너스의 펀드에 우리은행과 애큐온금융그룹이 200억원과 100억원씩 총 300억원을 출자해 주요주주가 되는 구조다.
MG손보는 작년 3월말 보험사의 건전성 판단기준인 위험기준지급여력(RBC) 비율이 100%를 밑돌아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다. 이어 지난 5월까지 2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경영개선계획을 지키지 못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아 퇴출 위기까지 몰렸다. 2016년 240억원, 2017년 3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MG손보는 지난해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회생했다. 지배구조를 바꾸고 신규자금을 투입하면 손보시장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8월 대주주를 JC파트너스로 바꾸고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경영개선계획이 금융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을 받아 한시름을 덜었지만 출자자 구성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었다.
MG손보의 새 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기존 인수금융(M&A 자금 대출) 1000억원을 우리은행에서 빌리고, 나머지 1000억원은 새마을금고(300억원), 보험법인대리점(GA)인 리치앤코(400억원), 중견 PEF 운용사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300억원) 등 LP들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었다. 우리은행과 애큐온금융그룹은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를 대신해 출자한다. 애큐온금융그룹은 지난 8월 홍콩계 운용사인 베어링PEA가 인수한 중견 여신전문금융사다. 우리은행은 베어링PEA의 PEF에도 자금을 출자해 애큐온금융그룹에 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IB업계는 인수금융을 지원하던 우리은행이 직접 출자자로 등판한 것을 우리금융지주가 손보 자회사를 확보하려는 사전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기존 투자자인 새마을금고와 보험사 직접 인수가 사실상 금지된 리치앤코를 제외하면 LP 가운데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2017년 신생 PEF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의 주요 LP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아주캐피탈을 간접 인수했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할 때 먼저 인수할 권리(콜옵션)을 가진 아주캐피탈과 달리 MG손보의 경우 우리은행은 콜옵션이나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년후 MG손보 투자금 회수에 나선 JC파트너스가 당연히 주요 출자자인 우리은행에 가장 먼저 인수의향을 물을 것으로 IB업계는 확신하고 있다.
올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한 우리금융지주는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부동산신탁회사인 국제자산신탁을 차례로 인수했다. 롯데카드도 MBK파트너스와 공동으로 사들여 지분 20%를 확보했다. 손보사까지 손에 넣으면 우리금융지주는 생명보험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 계열사를 확보하게 된다. 우리은행이 MG손보를 인수하면 손보업계 M&A 판도도 달라지게 된다. 더케이손보와 롯데손보 등 잠재 매물의 유력 인수후보가 사라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MG손보를 인수하지 못하더라도 제3자에 비싼 값에 팔리면 우리은행은 상당한 투자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꽃놀이패를 쥔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효/정소람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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