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 심의 '결론 유보'

입력 2019-10-17 15:48   수정 2019-10-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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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기업결합 승인을 유보했다. 업계 예상을 뒤엎은 결정이다. 유료방송 업계 인수·합병(M&A)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공정위는 17일 "전날 전원회의에서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 심사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유사 건을 심의한 후 다시 합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달 LG유플러스에 CJ헬로 인수를 '조건부 승인'하는 내용의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CJ헬로 유통망에서 LG유플러스 인터넷TV(IPTV)를 판매하지 않는 방안을 3개월 내 보고하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원회의에서 기업결합 심사 승인이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점쳐졌다.

업계는 IPTV와 케이블TV(SO) 상품의 교차판매(교차판매) 금지 조건 형평성 여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승인 유보에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지난 1일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 관련 심사보고서에서는 SK텔레콤과 티브로드 상호 교차판매를 3년가량 제한하는 등 더 강력한 조건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져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업계는 교차판매 금지가 합병 취지를 퇴색시키고 고객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SKT 항변에도 공정위가 교차판매 금지 조건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LG유플러스와 CJ헬로에 대한 승인 조건도 상호 교차판매 금지로 강화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SKT와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초고속·방송(TPS) 결합 판매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회사의 초고속인터넷 재판매, IPTV 위탁판매까지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알뜰폰 분리 매각과 홈쇼핑 송출 수수료를 놓고도 위원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는 추측이 제기된다.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와 2위인 티브로드가 IPTV에 인수된 후 홈쇼핑 송출수수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사용료 관련 결정력이 유료방송 업체에 급격히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알뜰폰 업계 1위인 CJ헬로 헬로모바일이 가입자 감소세를 보여 혁신과 경쟁을 주도하는 '독행기업'의 역할이 약화했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알뜰폰 최초 LTE(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 반값요금제 출시 등을 통해 독행 기업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결정이 연기됐지만 2건의 M&A를 불허하기보단 인수 조건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며 "알뜰폰 분리 매각 문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사에서도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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