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8일 펴낸 그린북 10월호에서 “생산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수출과 투자는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 미·중 무역갈등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대외여건이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그린북에서 7개월째 ‘부진’이라는 표현을 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장 기록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된 2016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4개월이다.
최근 주요 실물경제지표는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8월 설비투자는 1년 전에 비해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광공업 생산 역시 2.9% 줄었다. 경기 전망도 어둡다. 향후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8월 98.3으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생산과 투자가 장기간 부진한 건 ‘경제 대들보’인 수출이 하락세를 지속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7% 줄어 작년 12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반도체(-31.5%) 석유제품(-18.8%) 석유화학(-17.6%) 디스플레이(-17.1%) 등 주력 제품의 수출이 부진했다. 수출 지역별로도 중국(-21.8%) 미국(-2.2%) 중동(-9.2%)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컸다.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에 대한 수출 역시 작년 동기보다 5.9% 감소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향후 수출과 투자를 좌우하는 건 반도체”라며 “반도체 초과 공급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수출과 투자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투자·내수·수출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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