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IMF 총재에게 "일본 수출규제는 WTO 규정 위반" 호소

입력 2019-10-18 17:48   수정 2019-10-18 17:49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신임 총재를 만나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17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위치한 IMF 본부건물에서 진행된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의 면담 자리에서 일본 수출규제에 대해 "비경제적 이유로 수출을 제한 했기에 WTO 규정 위반이다"라며 "자유무역환경을 조성하자는 지난 G20 오사카 정상회의 합의 정신과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한·일 무역갈등의 진행상황에 관심을 표하자 홍 부총리는 "아직까진 한국 생산 차질 등 직접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기업의 불확실성 확대가 리스크 요인"이라 덧붙이며 일본 수출규제의 조속한 해결이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양측은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해서도 심도 있는 대화를 이어 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직접적 손실이 세계경제 GDP의 0.8%에 달할 뿐 아니라 기업의 투자 심리 악화 등 추가적 간접 피해도 크다"며 "단순한 휴전(trade truce)이 아닌 조속히 종전(trade peace)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무역갈등은 대외개방도가 높은 국가에 더 큰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IMF가 자유무역 가치를 회복하고 글로벌 가치사슬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회담서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응하는 한국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해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IMF가 권고한 적극적 재정, 통화정책을 속도감있게 추진하는 등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여 경기하방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양측은 경제·사회 변화에 따른 구조적 이슈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는 데에도 인식을 같이 했다.

특히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고령화의 대응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제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세계경제·금융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중심으로써 IMF가 충분한 대출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홍 부총리와 게오리기에바 총재가 뜻을 함께 모았다.

홍 부총리가 IMF의 재원확충 노력에 한국이 지지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히자 게오리기에바 총재는 "한국의 지지에 감사를 표한다"며 "IMF 재원 확충에 대한 합의를 통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IMF 내부 정책 논의에 있어 아시아 국가들의 목소리에도 관심을 기울여달라"며 "북한과 관련해 향후 비핵화 전진 등 여건 조성에 따라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경우에 대비해 IMF의 역할을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비핵화 진전 등 국제사회의 여건이 성숙된다면 개발도상국 지원과 관련한 그간의 IMF 경험을 토대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홍남기 부총리는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장관, 모하메드 알자단 사우디 재무장관과도 만나 각 국과의 경제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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