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하기비스로 유실됐던 방사성 폐기물 자루가 텅빈 채로 발견돼 논란이 되는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사이 "환경엔 영향이 없다"고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18일 도쿄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들은 환경성이 하기비스 영향으로 후쿠시마현 니혼마쓰시와 가와우치무리 등 기초지방자치단체 2곳에서도 방사성 폐기물을 담은 자루가 유실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유실됐던 방사성 폐기물 자루에서 내용물이 모두 사라져 버린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앞서 일본은 제19호 태풍 하기비스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도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폭우와 강풍으로 범람, 침수 피해를 입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방사능에 오염됐던 폐기물과 흙, 식물 등을 담은 자루 역시 임시 보관수가 폭우로 휩쓸리면서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다무리시의 임시보관소에서만 2700여개의 폐기물 자루가 있었다. 이 외에도 이타테무라, 니혼마쓰, 가와우치무라 등에서도 유실이 확인됐다.
가와우치무라에서는 폐기물 18자루가 강 하류에서 발견됐는데 이 가운데 2개는 내용물이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다무라시 역시 앞서 유실된 자루 19개 중 10개가 빈 상태로 강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에는 호우로 인해 이타테무라의 임시 보관장에서 제염 폐기물 자루 240개가 유출됐고 일부는 자루가 찢어져 내용물이 흘러나갔다.
방사능 오염토가 강물을 타고 태평양으로 흘러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일본 당국은 "방사성 물질 농도가 낮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신임 환경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차남이자 빼어난 언변과 잘생긴 '훈남' 이미지로 차세대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취임 후 첫 국제 외교무대인 유엔 총회 중 참석했던 환경단체 주최 행사에서 "기후변화에 섹시하게, 즐겁게 대응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방사성 폐기물 유실과 관련해 국제적인 우려가 커져가고 있지만 지난 15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회수된 폐기물은 용기가 파손되지 않아 환경에 영향이 없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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