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미화가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씬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시청자들에게 또 한 번 눈도장을 찍고 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주된 서사를 이끌어가고 있는 주연들 외에도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가득해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 드라마는 특히, 특유의 ‘사람냄새’ 가득한 풍경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많은 시청자들은 손꼽아 기다리는 장면은 바로 ‘게장골목’ 아지매들의 등장씬이다. 마치 우리네 주변에 있을 것 같은, 그러나 존재하지 않는 이 드세고 얄미운 듯 하면서도 한없이 따뜻한 이들의 모습은 말 그대로 힐링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배우 김미화가 연기한 떡집 사장 김재영은 극 초반만 하더라도 주인공 동백이에게 텃세를 부리곤 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원성을 자아내게 하는 캐릭터였다. 필터링 없는 직설적인 화법에 더해진 언짢은 표정은 동백이의 ‘짠내’를 폭발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회가 거듭될수록 떡집 사장 아지매의 따뜻함은 툭툭 무심하게 드러났다.
동백이가 없는 자리에서는 “인사는 열심히 하던 애인데”하고 아쉬워하면서도, 막상 동백이가 찾아와 남는 박스가 있는 지를 물었을 때는 쳐다보지도 않은 채 툭하니 박스와 선물을 챙겨주는 ‘츤데레’ 같은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눈시울마저 붉힐 수밖에 없었다.
“여기 진짜 좀 이상한 것 같아. 그래서 사실 나는 좀 좋았던 것도 같아”라는 동백의 말처럼 떡집 아지매는 편견으로 그를 대했지만 결국은 동백에게 모질지도 못했다. 그처럼 인간적인 모습이, 마음이 시청자들에게는 느껴졌던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동백이와 용식이를 제치고 “떡집 아지매가 제일 좋다”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극 중 내내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 떡집 아지매 역할은 김미화에게 있어 또 하나의 좋은 필모그래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미화는 TV 연기에 도전하기 전 15년간 대구시립극단 차석단원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온 마음을 다해 보여준 사람내음 가득한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는 물론, 그의 연기 인생에도 기분 좋은 선물이었을 것이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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