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위워크 이사회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위워크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를 위해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를 들여 위워크 최대 주주인 뉴먼 창업자 보유 주식 대부분을 매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프트뱅크는 뉴먼 창업자가 미국 투자은행 JP모간에서 빌린 융자금 충당 등을 위해 7억달러가량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뉴먼 창업자와 위워크 관계는 사실상 청산된다. 최근 위워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뉴먼은 위워크 이사직도 내려놓을 예정이다. 표결권이 없는 옵서버 자격만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마르셀로 클로레 소프트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뉴먼 대신 위워크 경영에 관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프트뱅크는 당장 현금이 부족한 위워크에 추가 자금을 수혈할 방침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에 50억달러를 우선 지원한다. 내년으로 예정돼 있는 15억달러 규모의 신주 취득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 30억달러어치 주식을 공개 매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워크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보유액이 9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이르면 다음달 중순께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위워크는 최근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르면 이달 안에 전체 직원의 13% 수준인 20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다만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위워크가 해고 인원 퇴직금을 충당하지 못해 구조조정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위워크는 부동산 신규 임차를 중단하고, 기존 계약도 재협상을 통해 비용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위워크는 소프트뱅크뿐만 아니라 JP모간에도 지원을 요청했다. JP모간은 위워크에 대출하기 위해 100여 명의 투자자와 비공개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날 위워크 이사회가 소프트뱅크에 경영권을 넘겨주기로 합의하면서 JP모간을 통한 자금 확보안은 보류됐다.
‘부동산 업계의 우버’로 불리는 위워크는 건물이나 사무실을 장기 임차한 뒤 이를 사무공간 등으로 재단장해 빌려주는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2010년 미국 뉴욕에서 창업했으며 세계 27개국, 100여 개 도시에 500여 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올해 안에 IPO를 할 예정이었으나 기업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뉴먼 창업자의 ‘도덕적 해이’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상장 계획이 중단됐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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