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유럽에서 말뫼는 가장 ‘젊은 도시’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말뫼의 평균 연령은 38.3세로 1996년 이후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유럽연합(EU) 28개국 평균치(43.1세)를 크게 밑돈다. 스웨덴 전체 평균연령(41.3세)과 비교해도 낮다. 말뫼시 인구 중 만 35세 미만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스웨덴 일간 더로컬은 말뫼에 청년층이 몰리고 있는 대표적인 이유로 ‘국제화’를 꼽았다. 말뫼대 설립과 함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인프라로 인해 스웨덴과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 각지에서 젊은 층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더로컬은 “기대수명이 늘어났음에도 외부에서 청년층이 계속 유입되면서 평균연령이 낮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정부와 말뫼시는 1998년 말뫼대를 설립할 당시 고심을 거듭했다. 말뫼에서 자동차로 20여 분 떨어진 룬드에 자리 잡은 스웨덴 최고 명문대학인 룬드대 때문이다. 1666년 설립된 룬드대는 기초과학 및 의학 분야에서 북유럽 최고의 대학으로 손꼽힌다. 내로라하는 스웨덴 이공계 수재들이 몰리는 곳이다.
이 때문에 신생 대학인 말뫼대는 룬드대 명성에 밀려 정원조차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적지 않았다. 말뫼대가 고심 끝에 생각해 낸 대안은 외국인 학생 유치였다.
말뫼대의 모든 수업은 스웨덴어가 아니라 영어로 진행된다. 말뫼시는 외국인 학생들의 거주를 위해 2000여 명이 입주할 수 있는 학생 아파트를 세웠다. 말뫼대는 인접한 코펜하겐을 비롯한 북유럽 학생 유치에 주력했다. 최근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 대학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2만4000명에 이르는 말뫼대 학부생 중 외국인 학생 비중은 30%에 달한다.
외국인 학생들은 스웨덴 학생처럼 말뫼에서 취업이나 스타트업 창업을 하는 데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다. 말뫼대가 유치한 학생들이 졸업 후 지역 스타트업 등에 취업하면서 말뫼시 인구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
말뫼=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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