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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은 강하지만 향후 성장세 둔화 우려가 있습니다. 코어자산(중심지 핵심 자산) 투자도 중요하지만 저평가된 자산을 매입해 개량하는 등 ‘밸류 애드’ 전략을 병행해 리스크를 줄여야 합니다.”(제이 글라바흐 아레스매니지먼트 파트너)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19 컨퍼런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도시 고층빌딩 위주 투자에서 벗어나 세계 각국의 인구 및 산업구조 변화에 발맞춘 다양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미국과 서유럽에서는 베이비부머 은퇴자와 밀레니얼 세대(1980~2004년 출생자)가 도시로 몰려들어 주택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하고 있다”며 “주거용 주택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전자상거래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의 물류시설 수요 역시 늘어나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남하’는 투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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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주요 국가도 주택이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동유럽과 중동·아프리카 등에서 유입되는 이민자들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토니 스메들리 하이트만 전무는 “2001~2018년 스페인, 독일, 영국,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주요 유럽국가의 가구 수는 주택 공급보다 빨리 늘었다”며 “덕분에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의 주거용 부동산 투자수익률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0%에 가까웠지만 지난해 연 10% 수준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관들은 펀드 자금의 26%를 주거용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지만 유럽 기관들은 이 비중이 4%에 불과하다”며 “유럽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시화와 고령화 추세도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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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고령 인구를 위한 요양시설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크리스 휼랏 옥토퍼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영국은 고령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2020년 85세 이상 노인이 2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만성질환·치매 환자를 위한 노인요양시설을 현재보다 40% 정도 늘려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민간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임대 기간이 길고 수익률도 높은, 자산가 노인을 위한 사적 요양시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류 부동산 투자 더 늘어난다
정보기술(IT) 발전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전자상거래가 부동산 이용 형태를 바꾸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주로 교외에 건설하는 대형 물류센터뿐만 아니라 도심 및 도심 인근에 있으면서 소비자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라스트 마일 배송 기반시설’에도 투자 기회가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교직원공제회·보험회사(TIAA) 산하 자산운용사인 누빈의 브라이언 틸튼 전무는 “전자상거래가 10억달러 늘 때마다 미국에서는 평균적으로 11만6000㎡의 물류 부동산이 필요하다”며 “물류 부동산은 여전히 공급이 적고 수요는 많아 지난 5년간 임대료가 연 평균 5.4%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간 기착지 물류시설, 신선식품을 위한 냉장 유통 창고 등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특히 부족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노후화된 물류센터 등을 매입해 개선하는 방식 등으로 가치 상승을 노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앤드루 힐스 인베스코 전무는 “독일 국경에서 불과 2마일(약 3.2㎞) 떨어진 폴란드의 한 도시에서 아마존과 공동으로 물류센터를 지어 연 30% 넘는 수익을 내고 자금을 회수했다”며 “폴란드는 땅값이 싸고 인건비가 독일의 절반 수준이라 아마존이 15년간 장기 임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현일/김진성/황정환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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