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크리에이티브 전문가 무라타 지아키는 저서 <크리에이티브를 읽는 기술>에서 “자기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존재의 행위는 일단 받아들이는 게 사람들의 심리”라며 “하지만 요즘 일본 기업들은 그저 겸손하기만 할 뿐 소니가 워크맨에서 펼쳤던 ‘선의 사고방식’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한다. “스마트폰 시대에 감성을 건드리지 못하고 기능과 가격으로 승부를 걸었기 때문에 실패하는 기업이 많다”며 “감성경영은 사업 성패의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감성 사고’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는 “소비자 마음을 흔드는 크리에이티브의 비밀은 감성 사고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감성이 있는 사람은 상황을 판단할 줄 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그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감성의 구조를 깊이 파헤친다는 것은 사람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공감능력을 키우는, 사업의 핵심 기법이다.
상품 기획과 개발, 마케팅에 공감 없이는 의도한 것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없다. 감성 사고로 상대방의 공감을 얻는 능력은 훈련을 통해 계발할 수 있으며 한계상황도 돌파해낼 수 있다.
저자는 일상에서 감성적인 요소들을 육각형(헥사곤) 그래프로 만들어 분석하고 수치화해 보여준다. 분석하는 요소는 감각, 창조, 기술, 계발, 문화, 배경, 감성이다. 이 감성 가치들을 자극할 때 소비자는 구매행동에 나선다는 얘기다.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 계획을 수립할 때 ‘감성가치 헥사곤 그래프’를 활용하면 보완할 곳과 개량할 곳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상품 기획자와 마케터, 디자이너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정환 옮김, 행복한북클럽, 248쪽, 1만5000원)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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