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담화를 통해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라며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가 굳건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심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분을 강조하면서 연내 미국과 3차 정상회담을 재개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담화로 연내 미·북 관계 개선의 성과를 내기 위한 북한의 조바심이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계관은 그러나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식견과 의사와는 거리가 멀게 워싱턴 정가와 미 행정부의 대조선 정책작성자들이 아직도 냉전식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사로잡혀 우리를 덮어놓고 적대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 촉구한 ‘지혜로운 행동’은 북한이 그동안 요구해온 ‘새로운 계산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내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 국면으로 갈 수 있다는 협박의 뜻도 담겨 있다.
미국은 일단 완전한 비핵화와 대북제재 유지를 다시 강조했다. 로버트 우드 주제네바 미국 대표부 군축 담당 대사는 지난 22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 “김정은이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에서 약속한 비핵화를 진전시키려면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목표는 여전히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고 강조해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계관의 담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이런 대화 모멘텀이 유지돼 실질적 진전이 이어지길 기대하며, 늘 해왔듯 우리는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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