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5일 08:5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정유사 중 올해 마지막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에쓰오일이 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연말결산을 앞두고 기관투자가들이 회사채 투자에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는 상황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이 2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68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1500억원 규모로 발행을 계획한 5년물에 4900억원이 몰렸다. 400억원과 600억원씩을 모집한 7년물과 10년물에는 1100억원, 800억원의 수요가 모였다.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회사채 투자심리가 다소 가라앉았음에도 모집액의 두 배가 넘는 수요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최근 눈에 띄게 악화된 실적에 대한 우려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에쓰오일은 지난 2분기 90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올 들어 이익규모가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우량등급 회사채에 대한 지속적인 매수세가 유지되고 있는 데 힘입어 무난히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최근 포스코(2조6200억원), SK에너지(1조4800억원), KT(1조4200억원) 등 대표 우량기업 채권에 1조원 이상의 매수주문이 쏟아졌다. 에쓰오일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AA+’(안정적)다.
4분기부터 정유사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관측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선 국제해사기구(IMO)의 고유황 선박유 규제로 해운사의 저유황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기오염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저유황유는 고유황유보다 마진율이 높아 정유사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넉넉한 투자수요가 모이자 채권 발행금액을 당초 계획보다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 발행금리는 대체적으로 희망금리보다 다소 높게 결정될 전망이다. 5년물은 희망금리 대비 0.02%포인트 높은 연 1.80%, 7년물은 0.01%포인트 낮은 연 1.82%, 10년물은 0.11%포인트 높은 연 2.00% 수준에서 발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내년 상반기까지 차례로 만기를 맞는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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