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카카오 "연예섹션 뉴스 댓글 잠정 폐지…실검도 폐지 검토"

입력 2019-10-25 11:23   수정 2019-10-2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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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25일 연예 섹션 뉴스의 댓글을 잠정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달 내 홈페이지와 모바일에 반영할 계획이다. 인물 키워드에 대한 관련 검색어도 연내 중단하기로 했다.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사진)는 이날 경기 성남 판교의 카카오 오피스에서 뉴스 및 검색 서비스 개편 계획을 발표하면서 "인격모독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판단, (다음) 연예섹션 뉴스 댓글을 잠정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댓글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개선한다. 다음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등 실시간 서비스에 대해서 폐지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방침이다. 카카오톡 내 샵 검색의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이날 1시부터 곧바로 폐지된다.

다음은 카카오의 입장 전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늘 카카오의 뉴스 및 검색 서비스에 대한 몇 가지 결정사항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카카오는 대한민국 전 국민이 이용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카오는, 수익을 창출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 못지 않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소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뉴스와 검색 서비스는 여러가지 고민을 하게 합니다. 카카오는 여러 매체에서 생산되는 뉴스 콘텐츠를 전달하고, 그에 대해 사회 구성원들이 의견을 공유하는 장으로써 댓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작은 건강한 공론장을 마련한다는 목적이었으나, 지금은 그에 따른 부작용 역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저희는 오래 전부터 댓글을 포함하여, 뉴스, 관련 검색어, 실시간 이슈 검색어 등 사회적 여론 형성과 관련된 서비스 전반을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해 왔습니다. 플랫폼이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변화된 사회 요구와 사용자 이용 패턴을 보다 잘 담을 수 있는 길, 이용자 개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 무엇보다 카카오 플랫폼을 더 건강하고 유익한 생태계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 첫 시작으로, 연예 섹션의 뉴스 댓글을 잠정 폐지하고, 인물 키워드에 대한 관련 검색어도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최근 안타까운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예 섹션 뉴스 댓글에서 발생하는 인격 모독 수준은 공론장의 건강성을 해치는데 이르렀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관련 검색어 또한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검색 편의를 높인다는 애초 취지와는 달리, 사생활 침해와 명예 훼손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카카오는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댓글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안을 찾아가겠습니다. 기술적으로 댓글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혐오 표현과 인격모독성 표현 등에 대해 더욱 엄중한 잣대를 가지고 댓글 정책을 운영하겠습니다. 검색어를 제안하고 자동 완성시켜주는 서제스트 역시 프라이버시와 명예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실시간이슈검색어도 재난 등 중요한 사건을 빠르게 공유하고, 다른 이용자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하려는 본래의 목적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개편할 것입니다. 실시간 서비스에 대해서 폐지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것입니다.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면서도 누군가의 인격이 침해되지 않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뉴스 서비스 역시 근본적인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담당자들과 오랜 논의를 거쳐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구독 기반 콘텐츠 서비스’를 만들자는 방향을 잡았고, 그에 맞춰 새로운 플랫폼 준비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서비스 개편’을 공개적으로 말씀드렸던 것도 이런 작업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댓글 서비스를 폐지하거나 기사를 생산하는 미디어에게 자율 결정권을 주는 방안도 포함돼 있습니다.

가 보지 않은 길이기에 이 개편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저희도 명확히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자면 리스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조금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방법의 시작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 이용자들께서 주시는 반응을 면밀히 살피면서 개선안을 더욱 다듬어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남=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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