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조작 논란…볼리비아 '혼돈'

입력 2019-10-25 14:34   수정 2019-10-26 01:04

4선에 도전하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사진)이 대선 개표 결과 결선투표를 치를 필요 없이 당선을 확정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개표 조작 의혹으로 야권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도 결선투표를 치르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24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최고선거재판소(TSE)에 따르면 지난 20일 치러진 대선 개표가 99.99% 진행된 상황에서 좌파 여당 사회주의운동(MAS)의 모랄레스 대통령이 47.07%를 득표했다. 야당 후보인 중도우파연합의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은 36.51%를 얻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0.56%포인트다. 볼리비아 대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50% 이상을 득표하거나, 40% 이상을 얻고 2위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서면 곧바로 당선된다. 그렇지 않으면 1, 2위가 결선투표를 치른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개표 결과만 놓고 보면 당선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개표 조작 논란이 거세다. TSE는 지난 20일 전자개표가 83% 완료됐을 당시 모랄레스 대통령과 메사 후보의 격차가 7.1%포인트라는 결과를 공개한 뒤 더 이상 개표 현황을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야권 반발 속에 24시간 만에 개표 95% 상황을 공개했는데 두 후보 간 격차는 10.1%포인트로 확 벌어져 있었다.

메사 후보는 “이번 선거는 거대한 사기”라고 주장했다. 야권 성향이 강한 볼리비아 최대 도시 산타크루스에선 선거 결과에 대한 불만으로 무기한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미주기구(OAS)와 유럽연합(EU) 등은 모랄레스 대통령이 10%포인트 이상 앞선 결과가 나오더라도 결선을 치르라고 권고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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