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보상'에 뿔난 고성산불 이재민

입력 2019-10-27 17:22   수정 2019-10-28 02:54

정부가 강원 산불 이재민들에게 약속한 ‘소상공인 피해지원’ 보상정책이 반쪽짜리가 될 처지에 놓였다. 정부 규정상 자연재해의 경우 피해지원액이 개인당 5000만원을 넘길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 정부는 305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지만 결국 120억원만 직접 지원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27일 강원 산불 이재민 단체들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강원 산불피해 소상공인들에게 약 120억원을 직접 지원하기로 정했다. 피해보상액 지급 한도를 행정안전부 규정에 맞춰 피해액의 최대 35%, 지급금액 최대 5000만원으로 계산한 금액이다.

그러나 직접 지원 비중이 줄어든다는 소식에 이재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8일 고성지역 이재민들은 한 신문사에 광고를 내고 “기획재정부와 중기부의 반대로 305억원의 예산 중 60%가 돌연 삭감될 위기”라며 “추경 예산 전액 지원만이 소상공인들이 재기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라고 호소했다. 속초·고성 산불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대검찰청 앞에서 상경집회를 열 계획이다.

중기부는 나머지 180억원가량은 협동조합 설립 등 소상공인 소득을 증대할 수 있는 사업을 통해 간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이재민들과 추후 더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장현 고성 이재민 비대위원장은 “기껏 예산을 편성하고 다시 정부가 가져가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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