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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직격은 지난 25일 구보타 루리코 산케이신문 해설위원과 선우정 조선일보 부국장 겸 사회부장, 길윤형 한겨레 기자, 나카노 아키라 아사히신문 논설위원을 초청해 한일관계 문제를 다뤘다. 시사직격은 '추적 60분'과 'KBS 스폐셜'을 폐지해 통합한 KBS의 새로운 시사 프로그램이다.
구로타 논설위원은 "한일관계가 어려움에 봉착한 원인은 문재인 씨의 역사관 때문"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친일의 뿌리를 가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해온 일을 외교적 실패로 규정하고 그걸 무너뜨리고 바로잡으려고 한다. 반일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신념은 바뀔 리가 없다. 그런 신념이 있는 한 한일 대화는 불가능"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진행자인 임재성 변호사는 28일 페이스북에 "그러한 인식이 일본 사회에 존재하고, 또 극단적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에 '대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왜 분노하는지 이해하고 납득한다"며 "친일방송, 매국방송이라고 비판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과, 해명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가해국이 가해의 역사를 부정하고, 피해국 정부 수반의 역사관이 지적하는 상황을 편집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대면하고 논쟁하고, 왜 그런 인식이 존재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목표가 과연 방송에서 충분히 구현되었는가라는 지적에는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적었다.
임 변호사는 "특파원의 대화편은 한국과 일본의 진보-보수 매체의 2:2 토론 형식이었고 MC가 토론 사회자의 역할을 해 개입도 최대한 줄였다"며 "100분 토론에 홍준표 전 대표가 '내가 XXX 칼 맞는다고 했다'라고 발언했고, 그 발언이 방송에 나갔다고 해서 100분 토론이 그러한 지향이나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안타깝지만 일본 미디어에서 '지한파'라고 평가될 수 있는 사람들의 합리적인 발언은 사라진지 오래다. 일본 여론조사에서 80-90%의 사람들이 '한국 대법원 판결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응답하고 있다. 한국 매체에서는 한국에 우호적인 일본 지식인들의 발언이 선별돼 소개되지만 현실을 온전히 인식할 필요도 있다"며 "산케이 기자 발언은 현장에서 그 이야기를 듣는 나도 충격이었다"고 했다.
패널 구성 관련 논란에 대해서도 "아베 정권 하에서의 산케이는 일본 정부와 오피니언 그룹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매체다. 조선일보에 비판적이든, 그렇지 않든 조선일보가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판매부수와 영향력은 부인할 수 없다"며 "한겨레와 아사히 만으로 한국과 일본 사회에 현존하는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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