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네바퀴 불황 남 얘기"…현대글로비스 '바닷길' 승승장구

입력 2019-10-29 09:26   수정 2019-10-2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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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자동차 업계의 실적 전반이 악화하는 가운데 해상 운송 전문업체인 현대글로비스는 바닷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항공 운송 수요 감소와 반대로 해운 운송 수요는 향후 지속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더해지면 실적 전망은 더 밝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8.6%와 39.4% 증가해 각각 4조7500억원과 260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인 2070억원을 25.9%나 웃돌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현대글로비스가 호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물류 부문에서의 이익률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국내외에서 현대기아차의 생산과 판매가 정상화됐고, 미주 권역에서의 운송 물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현대글로비스의 일감이 대폭 늘었다.

3분기에 수익성이 가장 크게 개선된 부문은 해운사업이다. 탱커선(액체화물을 운반하는 선박) 조기 반선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약 200억원 반영됐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5%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현대기아차 이외에 지속적으로 운송 물량이 증가하면서 규모의 경제가 확보됐고 이익 변동성이 큰 사업을 축소, 안정적인 전용선 사업 중심으로 벌크선(철광석과 석탄 등 원자재를 운반하는 선박) 사업을 개편하면서 손실이 대폭 줄었다.

유통사업 부문에서는 현대기아차의 인도공장 신규가동과 동남아지역 판매 증가로 CKD(Completely Knocked Down·차량 등을 수입, 수출할 때 전체 차량을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부품 단위로 수입해 현지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의 유통) 사업부문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7.2%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대글로비스의 실적이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4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 하락과 북미 엔진공장 리모델링으로 CKD의 물량 축소가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4분기에도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정상화되면서 물류와 CKD 매출 증가가 이어지고 PCC(완성차해상운송) 사업 부문의 물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전반적으로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계의 볼륨 상승으로 현대글로비스가 수혜를 받은 가운데 해운사업부 실적이 더욱 부각됐다"며 "PCC의 경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8% 증가하는 등 PCC를 기반으로 해운사업부 실적이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외에도 대다수의 증권가가 현대글로비스의 장기적인 호실적을 전망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향후 실적에 대해 낙관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자동차 운반 회사라는 이미지에서 유통, 식품, 가구 등 종합 물류 회사로의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도 현대글로비스는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다"며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불확실성 증가로 글로벌 교역량이 둔화되면서 항공화물 수요는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해상운송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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