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S&P, 한전 자체 신용도 강등…‘탈원전 후유증’

입력 2019-10-29 14:15   수정 2021-10-2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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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0월 29일 14: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10월29일(14:1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전력의 자체 신용등급을 한 단계 떨어뜨렸다. 자체 신용등급은 경영난에 처했을 때 정부가 지원할 가능성을 뺀 기업의 순수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해 매겨진 등급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올 상반기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쌓는 등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악화되면서 신용위험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S&P는 지난 28일 한전의 자체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했다.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이다. 이 회사의 공식 신용등급은 이전과 같은 ‘AA’를 유지했다. 한국 정부의 신용도와 같은 수준이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공기업 신용도를 정부와 똑같이 매기고 있다.

S&P는 한전의 재무적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올 상반기에만 928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최근 극심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최근 3년간 발전원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지만 전기요금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따른 충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값싼 원자력 및 석탄 발전 가동이 줄고 미세먼지 저감 등 친환경 관련 투자는 늘어나서다. 2017년 말 55조1656억원이던 한전의 총 차입금은 올해 6월 말 70조4732억원까지 불어났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49.1%에서 176.1%로 상승했다.

정부의 흔들림 없는 탈원전 기조로 한전은 앞으로도 험난한 영업환경에 놓일 전망이다. 김민집 S&P 연구원은 “정부가 태양열과 풍력 등 친환경 발전설비 비중을 확대할수록 한전의 원전·석탄 발전소 가동률은 떨어질 것”이라며 “한전이 발전단가가 더 높은 민간 발전사들로부터 더 많은 전기를 구매하게 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수익성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S&P는 2016년 약 20조원이었던 한전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올해와 내년엔 10~12조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설비투자 규모는 2017~2018년 연평균 11~12조원에서 올해와 내년 14조~17조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이미 계획돼 있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및 친환경 발전설비 확충 등 대규모 투자로 차입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앞으로 1~2년간 주요 재무지표가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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