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하루’ 이태리 (사진= MBC)](https://img.hankyung.com/photo/201910/20191029152321_5db7dad92e6f1_1.jpg)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멘탈주치의 이태리가 극의 리듬감을 책임지고 있다.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극을 설명하는 동시에 자아를 가진 인물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때로는 따끔하게 혼내는 멘탈 주치의로 인생‘선배미(美)’를 발산하는 진미채가 드라마 ‘어하루’를 이끄는 원동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태리는 하나 둘 씩 모여드는 자아들에게 때로는 다정하고 친절하게 때로는 싸늘하고 서늘하게 경고하는 진미채표 정색으로 시청자를 들었다 놨다 하고 있는 것. 비밀 투성이인 진미채에 “우리도 알자”라는 시청자의 반응은 원성에서 기대로 또 설렘으로 작용하고 있다. 긴 팔을 입어서 덥다고 투덜거리면서도 작가설이 돌 정도로 의문스러운 진미채와 자아들의 흥미로운 설정값이 눈길을 끈다.
첫 번째, 진미채를 찾아온 인물 은단오.
진미채는 모든 것이 극중 ‘비밀’ 작가의 의도대로 순리대로 흘러가기를 원하지만 운명을 거스르는 은단오(김혜윤)가 찾아왔다. 두 사람은 오고가는 핑퐁 속에 대사를 받아치며 ‘어하루’의 시작과 쉐도우의 존재를 알렸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진미채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은단오를 멈춰”라고 하루(로운)에게 경고하고 하루의 존재가 사라지자 단오를 다그치는 진미채. “하나를 바꾸면 전체가 틀어질 거야.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 그 애만 없어졌으니까”라는 날카로운 말에도 은단오를 바라보는 진미채의 눈빛에는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서려있다.
또 ‘어하루’에서는 브로맨스가 독보적으로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특별한 남자들의 보통 사랑과 우정. 시청자들의 눈을 땔 수 없는 이유로 꼽히며 이태리는 로운, 이재욱, 정건주 등과의 어울림으로 시청자에게 훈훈함을 선사하고 있다.
여주다(이나은) 바라기 이도화(정건주)는 은단오가 데려온 또 하나의 자아성찰 인물이다. 뜬금없이 “좋다”라고 말하는 순수영혼에 진미채도 유일하게 편안하게 대하는 인물. 두 사람의 캐미가 또 하나의 볼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형”하고 동생처럼 친근하게 다가오는 도화를 걱정하고 살갑게 대하는 모습은 순리를 따르고 몇 번의 인생은 더 살았을 것 같은 진미채에게 인간미를 느끼게 하는 하나의 볼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진미채의 솔직한 돌직구 대사는 경계일까 믿음일까?
하루에게 건네는 진미채의 “예전의 너 같군”이라는 대사는 두 사람의 인연이 어디부터인지 짐작치 못하게 한다. 유난히 하루에게 냉소적인 진미채. 자신을 모르는 하루와 그런 하루를 너무나 잘 아는 것 같은 진미채가 만났다. 신비롭지만 아련한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의 카리스마는 이야기의 든든한 축으로 자리한다.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요정. 이름조차 없는 진미채와 단오가 지어준 이름 ‘하루’로 새롭게 자아를 찾은 두 사람의 설정값은 묘하게 평행선을 이룬다.
단오는 스테이지를 바꾸고자 애썼지만 현실은 하루의 상실. 하지만 새로운 인물로 돌아온 하루에 진미채는 “그냥 엑스트라에서 작가 손에 익은 엑스트라가 되는 건 더 최악일 텐데..”라는 걱정을 보인다. 그런 하루가 또 한 번 자아를 찾아 단오 앞에 나타났다. “이번엔 내가 네 이야기를 바꿔주러 왔어”라며 멋지게 등장하며 또 한 번 반전을 알렸다.
거침없는 백경(이재욱)은 유일하게 진미채를 긴장시키는 인물이다. 자아를 막 깨달아서 그런지 진미채의 선배미를 아직 제대로 모르는 인물. 스테이지와 쉐도우 상관없이 내 갈길 가는 하이에나 백경은 진미채에 “형이라 부를까”라고 위압적으로 건네지만 “너한테는 절대 듣고 싶지 않은 호칭인데”라며 대놓고 경계하고 백경의 태도를 다 알고 있듯이 바라볼 뿐이다. 스테이지는 곧 순리인 것인가? 진미채는 알고 있다.
뿐만아니라 과거로 떠오르는 단오와 자신의 모습이 꿈인지 모를 하루, 스쳐가는 오남주(김영대 분)의 엄마인 지현(지수원)과 스쳐갈 때 “작가 손에 엑스트라가 되는 건 더 최악이지”라며 읊었던 대사와 쓸쓸한 눈빛이 다음 화를 기대케 하고 있다.
대사 한마디 한 마디가 모든 서사를 가진 듯 귀 기울이는 것도 드라마를 보는 재미로 작용하는 만큼 이태리는 자아를 깨닫고 혼란스러워 하는 인물들의 주치의이자 길잡이로서 톡톡히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이태리가 각 인물에 따른 태도나 말투의 온도차와 눈빛 하나 대사 하나로 극의 몰입감을 쥐락펴락하는 연기내공도 볼거리로 작용하며 시청자의 큰 호응을 부르고 있다.
이처럼 이태리의 등장이 기다려지는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매주 수, 목요일 8시 55분에 방송된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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