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유관단체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이기대 이사가 기사 포함 렌터카 호출 서비스인 타다의 검찰 기소 건을 안타까워하며 한 말이다. 외환위기 이전 헤드헌터란 신종 직업에 대한 국내 법규가 없어 생긴 코미디 같은 일이었다.
당시 노동부는 관련 규제를 점차 완화해가며 헤드헌터를 제도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새로운 인재가 기업에 충원될 길이 넓어졌으니 당연히 시장 효율은 더 높아졌다. 정부 부처가 혁신을 받아들인 좋은 선례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었는데 정부와 혁신은 오히려 멀어졌다. 지난 28일 검찰은 타다 서비스에 불법 딱지를 붙였다. 타다 운영사인 VCNC의 박재욱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타다의 합법성과 정당성을 호소했다.
그는 “법령(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쓰인 그대로 서비스를 기획하고 만들었다”며 “그 과정에서 세종시에 가서 국토부 관계자도 만났고, 법무법인으로부터 법률 검토도 받았다”고 밝혔다. “그 뒤 경찰 수사도 있었지만 혐의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도 검찰의 불법 판단에 반발하는 성명을 냈다. “국내 스타트업이 여전히 기득권에 둘러싸여 정부, 국회, 검찰의 압박 속에 죽어가고 있다”며 “제발 숨통을 터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코스포 의장이자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일을 통해 스타트업 업계는 많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저 또한 대한민국에서 창업하는 것을 추천하지는 못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애초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모빌리티(이동수단) 혁신에 긍정적이었다면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까. 국토부는 타다 서비스의 합법성 여부에 대해 여전히 답변하지 않고 있다. 검찰의 의견 조회에 답하지도 않았다.
조산구 한국공유경제협회장은 한국 사회에서 혁신이 불가능한 원인으로 정부와 정치권에 깔린 ‘규제의식’을 꼽았다. 그는 “한국에서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그랩’ 같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이 나오지 않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규제 때문”이라며 “심지어 명문화되지 않은 해석, 취지라는 이유로 온갖 혁신의 길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신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도 “새로운 서비스가 혁신적인지 여부는 정부도, 전문가 그룹도 아니라 시장에서 소비자가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청와대가 운영하는 국민청원 게시판엔 타다 영업을 합법화해달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청원자는 “그동안 택시를 타며 내가 잃어버렸던 권리를 타다를 통해 되찾았다”며 “고객을 짐짝 취급하는 택시가 아니라 고객을 고객으로 대하는 타다를 타고 싶다” 했다.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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