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둔화 우려에도…S&P500지수, 석 달 만에 사상 최고치 또 경신

입력 2019-10-29 17:03   수정 2020-01-27 00:01

미국 S&P500지수가 석 달여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다우와 나스닥지수도 종전 최고치에 접근하고 있다. 시장을 짓눌렀던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되고 있는 데다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여서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가 마무리 단계여서 주가 상승세가 계속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게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날보다 16.87포인트(0.56%) 오른 3039.42에 마감했다. 지난 7월 26일 종가(3027.98)를 웃돌아 약 3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월가는 △미·중 무역전쟁 해소 기대 △양호한 기업 실적 △Fed의 완화적 통화정책 △침체 우려 완화 등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했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 무역 합의의 큰 부분에 서명하는 게 아마 예정보다 빠를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다음달 칠레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합의에 서명할 계획이다. 월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감안해 중국과의 갈등 수위를 높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안전벨트, 아기침대 등 일부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면제 결정을 내리고 이날 관보를 통해 고시했다.

3분기 양호한 기업 실적도 한몫했다. 3분기 실적을 공개한 S&P500 기업 200곳 중 약 80%가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절대치로 보면 3분기 기업 이익은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보다 3% 줄어들었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미·중 무역합의가 이뤄지면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침체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주까지 실적을 공개한 200개 기업 중 불황을 우려한 곳은 32개에 불과했다. 대런 킹 M&T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잠재적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우리는 둔화 조짐을 보거나 들은 게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P500지수가 다시 최고치로 오른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엄청난 상승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JP모간은 S&P500지수가 올해 중으로 이 회사가 제시한 내년 목표치(3200)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말까지 6%가량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기술주가 다시 주도주로 부상한 점도 긍정적이다. 애플과 MS, 알파벳은 모두 이날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경기 둔화 등을 감안하면 지속적 상승은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마이크 라이언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 아메리카 최고투자책임자는 “향후 상승여력은 크지 않다”며 “올해 달성할 수 있는 대부분의 수익률은 이미 달성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을 지탱해온 Fed의 완화적 통화 정책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 30년간 Fed가 침체에 빠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세 번을 초과해 연속해서 금리를 내린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달 말 한 차례 더 내리면 추가 인하는 어렵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Fed의 기준금리 조정을 통한 경기 부양 효과가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30일(현지시간)이 추가 상승을 시험할 1차 관문이 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날 아침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되며 오후 2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나온다. 또 오후 5시 애플이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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