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북방 호수에서 낚시대회가 열리며 시작된다. 호수의 물고기를 호수를 지키는 수호신이라 생각하는 위씨 영감은 이 대회를 탐탁지 않아 한다. 이때 ‘낚시의 신’이 등장하며 호숫가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낚시의 신은 30년 전 대청어를 낚다가 아들을 잃었고, 다시 대청어를 낚기 위해 30년을 기다려 왔다. 이후 위씨 영감과 낚시의 신은 각자의 신념과 가치관을 내세우며 대립한다. 극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두 인물의 대립과 이를 둘러싼 낚시꾼들 모습이다. 김 단장은 “낚시의 신과 위씨 영감의 대결을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팽팽한 대결로 그려낼 것”이라며 “의지와 의지의 대결, 이를 바라보는 관점의 대결까지 포괄적으로 풀어내겠다”고 말했다.
위씨 영감 역은 연극 ‘리처드 3세’ ‘택배 왔어요’ 등에 출연한 박완규가 맡았다. 낚시의 신은 ‘함익’ ‘왕위 주장자들’ 등의 무대에 올랐던 서울시극단 단원인 강신구가 캐스팅됐다. ‘함익’에서 원숭이 ‘햄릿’을 연기한 박진호가 이번 무대에선 ‘물고기’를 온몸으로 표현한다.
낚시터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무대 구성도 독특하다. 박상봉 무대디자이너는 “15m가 넘는 무대를 넓은 낚시터로 표현한다”며 “무대를 이동식 바닥으로 설치해 작품의 공간적 배경을 다양하게 그려내겠다”고 설명했다. 중국 희곡을 원작으로 하기 때문에 음악에도 중국 색채가 더해진다. 윤현종 음악감독은 “우화적인 표현을 극대화하고 생동감을 높이기 위해 중국 악기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를 라이브로 연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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