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갑질 논란' 권용원 금투협회장 "사임 안 하겠다…연내 쇄신안 발표"

입력 2019-10-30 15:53   수정 2019-10-30 15:54



폭언·갑질 논란을 일으킨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이 회장직을 임기 끝까지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회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오전 열린 이사회에서 제 거취와 관련한 가감없는 토론이 이뤄졌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그러나 경영공백에 따른 파장 등을 고려해 임기를 마쳐달라는 권고를 받았다"며 사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이번 논란으로 추락한 금융투자협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연내 조직 쇄신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내부에서 서로를 녹취하는 일이 발생한 이번 사건으로 금투협이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권 회장은 "이번 일로 열심히 일하는 금투협 임직원들의 명예를 실추시켜 죄송하다"며 "오는 12월 말까지 (쇄신안) 초안을 만들어 보고하겠다"고 했다.

그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18일 한 매체가 권 회장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녹취록에서 그는 운전기사에게 "오늘 새벽 3시까지 술 먹으니까 각오하고 와요"라고 말한다. 운전기사가 '오늘 애 생일…'이라고 하자, "미리 이야기를 해야지 바보같이. 그러니까 당신이 인정을 못 받잖아"라며 오히려 면박을 준다. 홍보 담당 직원에게는 "잘못되면 죽여 패버려", "니가 기자애들 쥐어 패버려' 등의 기자를 위협하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논란에 권 회장은 지난 21일 사과문에서 "저의 부덕함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제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관계되는 각계각층에 계신 많은 분들의 의견과 뜻을 구해 그에 따르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긴급 이사회가 소집됐고, 이사회는 권 회장에게 임기를 마쳐달라고 권고했다. 이사회는 금투협 회장과 비상근부회장 2명, 회원이사 2명, 협회 자율규제위원장 등 6명과 공익이사 6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비상근부회장은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과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회원이사는 서명석 유안타증권 대표,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대표 등이다.

권 회장이 사임하지 않음에 따라 후속 논란도 예상된다. 사무금융노조는 권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앞서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고용노동부는 금투협에서 벌어지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며 "권 회장이 즉시 사퇴하지 않을 경우 모든 법적 수단과 권 회장 퇴진을 위한 금융노동자 서명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날 직접 거취를 밝힌 권 회장은 이번 사안이 괴롭힘 방지법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법에 저촉된다면 처벌받겠다"고 답했다. 권 회장은 입장을 전하며 감정이 북받친듯 울먹이거나 몇분간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2월 취임한 권 회장의 임기는 2021년 2월3일일까지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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