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시위 악화…내달 APEC 정상회의 취소

시위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칠레가 다음달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포기하기로 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11월 APEC 정상회의와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 엘메르쿠리오 등이 전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결정이었다”며 “APEC, COP25에 생길 문제와 불편에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릴 예정이던 APEC 정상회의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참석할 계획이었다. 칠레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산티아고의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는 높은 생활 물가와 낮은 임금, 과도한 교육비·의료비 등으로 인한 불만이 폭발하며 급격히 확산됐다.

APEC 정상회담 취소로 미·중 무역 협상 합의에도 변수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칠레 정상회담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나 무역협상 1단계 합의안에 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