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출시되는 제네시스 최초 SUV, GV80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현대차 극소수 임원들은 GV80 실물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GV80 디자인이 컨셉트 디자인과 거의 일치한다"며 "내부 인테리어도 아주 잘 만들어졌다"고 귀띔했다.
미래 가치를 구현한 콘셉트카를 최종 양산형으로 확정할만큼 현대차의 자신감은 어느 때보다 강하다. 현대차 인기 SUV 팰리세이드와 판매층이 겹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현대차-제네시스 브랜드 가치가 다른만큼 큰 걱정은 하지 않는 분위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한달 앞으로 다가온 GV80 공개를 앞두고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이다. 우선 국내 정식 론칭에 앞서 다음 달 5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하는 '2019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와 같은 달 22일 열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오토쇼'에 양산형 외관과 내장을 첫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관심이 큰 부분은 GV80의 가격이다. 현대차의 한 내부 관계자는 "가격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7000만원이 중간선으로 틀은 잡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일부는 풀옵션을 장착할 경우 8000만원 후반까지 이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한다. 경쟁 모델은 벤츠 GLE, BMW X5, 아우디 Q7와 같이 준대형급 수입 SUV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GV80에는 현대차의 기술력이 총동원된다. 먼저 3.0 디젤 모델부터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며 모델 양산은 다음 달 15일부터 울산공장에서 시작된다. 2.5 터보 가솔린과 3.5 터보 가솔린 모델은 3개월 후인 내년 2월 15일부터 양산된다.
외관 디자인은 쿼드램프와 함께 지난해 말 출시된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대형세단 G90 부분변경 모델과 흡사한 캐스캐이딩 그릴이 적용된다. 쿼드램프는 폭이 좁은 네 개의 헤드램프가 배치된 모양으로 디자인된다.
후륜 기반인 GV80의 차체는 팰리세이드와 비슷한 크기로 제작된다. 때문에 팰리세이드와 소비층이 겹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팰리세이드의 오랜 출고에 지친 대기 수요가 GV80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GV80의 전장은 4945mm, 전폭은 1975mm, 전고는 1715mm, 휠베이스는 2955mm로 각각 설계된다. 팰리세이드는 전장 4980mm, 전폭 1975mm, 전고 1750mm, 휠베이스는 2900mm다. 팰리세이드에 비해 차체의 길이는 짧지만 휠베이스는 더 길다.
최첨단 기술 탑재도 주목해야 한다. GV80에는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머신러닝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이 적용돼 레벨 2.5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또 첨단 운전자보조장치(ADAS) 부품인 '고속도로주행보조장치(HDA) 2'를 통해 고속도로에서 스스로 차선을 바꾸고 카메라 센서가 지면 상태를 감지해 승차감을 알아서 최적화한다.
제네시스는 GV80을 필두로 중형 SUV GV70을 내년 하반기 내놓는 등 SUV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계 고급 브랜드들도 잇따라 SUV를 출시하면서 제네시스를 럭셔리 시장에 안착 시킨다는 포석이다.
이미 현대차는 GV80의 유럽 수출을 위해 지난 8월 독일 뮌헨에 제네시스 유럽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GV80 등 제네시스의 유럽 수출은 내년 6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싼타페 개발 당시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면서 내부적으로 성공을 확신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는데 GV80도 꼭 그때와 같다"며 "한국형 SUV의 완성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팰리세이드와 타깃층이 겹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격 정책과 콘셉트 차별화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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