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한화그룹의 방산업체 한화시스템(옛 한화탈레스)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서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4025억원에 이르는 공모 규모를 감안하면 양호한 성적이다. 우리사주 청약률도 100%를 기록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 30일까지 한국은 물론 홍콩, 싱가포르,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및 보스턴 등을 돌며 상장을 위한 로드쇼를 실시해 이같은 성과를 올렸다. 공모가는 1만2250원으로 희망가격 범위(1만2250원~1만4000원)의 하단에 머물렀지만, 장기투자를 주로 하는 기관투자자들 위주로 20대 1을 훌쩍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상장을 위해 작년 8월 시스템통합(SI) 계열사 한화S&C와 합병해서 ICT 분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점, 기존 주주들이 의무적으로 요구되는 것보다 오랜 보호예수 기간을 스스로 약속한 것 등도 장기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요인이었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52.91%)와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를 비롯해 동원 동선 3형제가 갖고 있는 에이치솔루션(14.48%)이 지분 67.39%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모펀드(PEF)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펀드(헬리오스에스앤씨)가 나머지 32.61%를 갖고 있다.
이번 공모는 재무적 투자자(FI)인 헬리오스에스앤씨가 보유하고 있던 구주매출 75%와 신주발행 25%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공모규모는 4000억원을 조금 넘지만 신규로 확보하는 자금은 1000억원 정도다.
공모 물량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에이치솔루션은 의무 보호예수 기간이 6개월이었는데 자진해서 12개월을 추가해 총 18개월간 주식을 시장에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번 상장 과정에서 지분 상당량을 매각하는 헬리오스에스앤씨는 잔여지분 8%(상장 후 지분율)에 대해 자진해서 3개월 보호예수를 걸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에이치솔루션이 상장 후 지분을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고 장기적으로 회사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려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화시스템은 상장 과정에서 신규로 유입되는 자금 1000억원 중 일부를 향후 에어택시 등 신규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경북 구미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는 한화시스템은 구축함 전투지휘체계와 열영상 감시장비, 탐지추적장치 등을 만든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액(연결 기준)은 1조1289억원, 영업이익은 448억원, 순이익은 412억원이었다. 한화시스템의 일반청약은 오는 4~5일에 실시될 예정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