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 예산 이슈 덮어버린 '타다 기소' [임도원의 여의도 백브리핑]

입력 2019-11-01 14:20   수정 2019-11-0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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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 소관 예산에 대한 심사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국토교통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예결소위)의 이혜훈 소위원장(바른미래당 의원)은 소위 차원에서 지난달 30~31일 진행한 심사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심사결과 보고가 끝나자 예산 대신 승합차 호출 서비스인 ‘타다’ 기소와 관련한 질의가 줄을 이었습니다.

먼저 함진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요즘 타다가…”라고 말을 꺼내자 박순자 국토교통위원장은 “지금 예산안 토론이 아니냐”고 물으며 제지했습니다. 함 의원은 일단 “현안 질의 때 이야기하겠다. 나중에 발언권을 달라”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그러나 다음으로 송석준 한국당 의원이 “이게 현안이 될 수도 있고 예산 관련 발언이 될 수도 있다”며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송 의원은 “타다 검찰 기소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를 비롯해서 김현미 장관, 박영선 장관 모두 우려를 하고 그러는데 이렇게 걱정들을 하면서 관련 예산이 제대로 반영이 안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공유차 서비스 시스템 도입에 대해서 우리가 법안 소위를 통해서 ‘정부가 관련 예산을 확보해서 기존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그리고 또 스타트업, 벤처 기업가들이 추구하는 새로운 택시 플랫폼 서비스를 빨리 도입하라’고 그렇게 강조했는데도 관련 예산을 하나도 반영안했다”며 “너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그건 아니다”라면서 송 의원의 주장에 반박했습니다. 김 장관은 “걱정을 해주신 문제에 대해 지난 국정감사에서 여러번 말했듯이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며 “상임위원회에서 통과시켜주면 연구용역 예산을 세울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후 송 의원이 만류에도 불구하고 계속 타다 관련 발언을 이어가자 박 위원장은 “그럼 어떻게 하라는거야…”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도 “타다 관련된 장관의 말씀도 들어야 하고, 얼마 전 아시아나 항공에서 항공기 사고가 났고,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스마트 LED 가로등 사업이 물의를 빚고 있다”며 “현안이 가득 차 있는데 예산이라고 해서 그런 이야기를 도외할 수 없다”고 발언했습니다. 민 의원은 “박 위원장께서 적절한 자리를 마련해서 예산 심의에 앞서 토론될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김 장관이 언급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 법안(택시·모빌리티 상생법안)에 대해 지난달 30일 공개 석상에서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이 법안은 새로운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플랫폼 기업은 정부 기구에 기여금을 내고 면허를 임차토록 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지금 나와 있는 법안은 ‘기여금을 내면 할 수 있다’ 정도만 정해진 아무 내용도 없는 졸속 법안”이라며 “사업이라는 것은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사업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국토부 (법안)의 문제는 아직 혁신을 시작하지 못한 기업한테도 (택시산업이) 피해를 볼지도 모르니까 보상부터 하고 시작하라는 의미인데 그럼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습니다.

김 장관이 국회 교통위원회가 추후 마련할 현안 질의에서 이 대표의 이같은 비판에 대해 제대로 답변할 수 있을까요. ‘뒷북’이라도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오길 소비자들은 기대하고 있을 듯 합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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